美 델타 변이 비중 26%로 '껑충'…세계 96개국으로 확산

美선 백신접종 의무화 주장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 각국에서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9일 기준 델타 변이 감염자가 전체 확진자의 26.1%라고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올 4월 0.1%에 불과하던 델타 변이 감염자는 5월 말 이후 급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델타 변이 감염자가 96개국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1주일 만에 11개 국가에서 델타 변이를 추가 보고했다. 한 종류의 변이가 순식간에 세계를 잠식해가는 것은 코로나19 유행 후 처음 있는 일이다.통상 바이러스는 유행이 계속되면 생존을 위해 감염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관건은 치명률이다. 일부 국가에서 이 변이에 감염된 사람들의 증상이 심하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아직 객관적인 자료는 나오지 않았다. 백신 효과는 뚜렷하다. 접종률이 높은 곳에서 치사율이 낮아지고 있다.

미국에선 백신을 의무적으로 맞게 하자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35%로 미국 평균(54.2%)보다 낮은 미주리주의 스프링필드는 인구 10만 명당 신규 환자가 38명으로 치솟았다. 5월 이후 코로나19 사망자 2만7000명 중 99%가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이었다.

로스앤젤레스(LA)는 미국 카운티 중 처음으로 백신 접종자도 마스크를 쓰도록 의무화했다. 자체 분석 결과 델타 변이 감염자가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면서다. 다만 CDC는 백신 접종자가 마스크를 벗을 수 있도록 한 지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백신 개발사들은 델타 변이를 백신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이 델타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실험실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