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김포환승시냐"…'민주당OUT' 거리로 나서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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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일 차량 시위 예고…시의회도 사과경기도 김포 시민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수도권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으로 하남·강남에 직결이 무산되면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집값 프레임' 거부한다지만…정치 음모론까지 확산
김포 일부지역 "그래도 낫다" 분위기
작년 보다 집값 떨어지고 거래도 끊겨
1일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와 관련단체 등에 따르면 오는 4일 김포시청 일대에서 차량을 동원한 집회를 시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행정소송과 각종 집회도 추진한다.국토교통부는 지난 29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을 발표하고 GTX-D 노선을 기존 초안대로 김포 장기역~부천종합운동장역 구간만 연결하기로 했다. 서울까지의 연결은 GTX-B 노선을 공용으로 사용해 서울 여의도역, 용산역으로 직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표가 나자 수도권 서부 지역 주민들, 특히 김포시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형배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 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수도권 동서를 연결하는 GTX-D 노선이 무산되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심하다"며 "다른 노선과의 연결이 아니라 원안대로 추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그러나 '강남과의 연결'이나 '집값'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직접 답하지 않았다. 이처럼 김포의 시민단체들에서는 '교통편의의 문제'라며 강남 프레임을 넣어 김포시민들을 비판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수도권의 다른 지역과는 달리 서울로 직접 연결되는 철도망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반발이 격화되면서 현 정권에 대한 비판도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민주당 OUT'을 비롯해 대통령이나 정하영 김포시장을 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인터넷 카페에서 A씨는 "(김포시장의) 주민소환을 추진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정 시장이 "걸포북변역에서 킨텍스 역을 통해 GTX-A로 환승해 수도권 주요 거점지역의 연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김포시가 아니라 김포환승시'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렇게 민심을 잃어버리면서 추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러다가 대선후보의 선심성 공약으로 나오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정치적인 음모론과 글들이 확산되면서 관련카페나 단체채팅방에서는 '정치글 금지' 공지가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김포시의원들은 유감과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포시의원들은 "국토부 발표에 강한 유감 표명하며, 시민사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에 송구하다"며 "김포한강선(서울5호선) 연장과 광역버스 도입, 고촌~개화역간 중앙차로제 전환, 올림픽대로 BTX(Bus Transit eXpress)도입이 빠르게 시행되도록 하겠다"고 박혔다.이러한 가시적인 움직임과는 달리, 일부 지역에서는 이번 발표를 호재로 인식하고 있다. 장기동과 풍무동 일대가 대표적이다. 하남까지 직결은 아니어도 D노선이 확정되면서 김포센트럴자이와 풍무센트럴푸르지오 등 대장 아파트들에는 문의가 제법 늘었다. 장기동의 B공인중개사는 "매물이 크게 줄거나 늘지 않았다"면서도 "앞으로 집값이 어떻게 될지 문의하는 전화는 더 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포시 집값이 올해 들어 주춤했는데, 이제는 좀 낫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있다"고 덧붙였다.김포시는 1년 전만해도 GTX-D노선에 대한 기대감과 비규제지역이라는 이점이 부각되면서 집값이 급등하고 거래가 급증했다. 하지만 규제지역으로 지정되고 초안대로 추진되는 분위기에 부동산 시장은 주춤한 분위기다. 경기도 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김포시의 지난해 6월 아파트 거래량은 2486건에 달했지만, 올해 5월에는 339건, 6월에는 (아직 집계가 마무리되기 전이지만) 213건에 불과하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11월 8억원까지 치솟았던 한강메트로자이 1차 전용 84㎡의 경우, 올해 거래된 기록이 아예 없는 사태다. 2차 단지도 마찬가지다. 한강신도시 마산동 동일스위트파크뷰는 지난해 10월 5억원대를 넘은 후 5억6300만원에 신고가를 찍었지만, 최근에는 4억원대 매매도 이뤄지고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