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높이뛰기 우상혁, 랭킹포인트로 도쿄올림픽 출전 확정

리우 대회 이어 2회 연속 올림픽 출전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이 극적으로 도쿄올림픽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우상혁은 세계육상연맹이 7월 1일(한국시간)에 공개한 도쿄올림픽 랭킹 포인트 최종 순위에서 1천216점을 얻어 31위에 올랐다.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에서는 32명에게 기록 혹은 랭킹 포인트로 출전권을 준다.

우상혁은 올림픽 기준 기록(2m33)은 넘지 못했지만, 랭킹 포인트 인정 마지막 날인 6월 29일에 개인 최고인 2m31을 넘는 등 부지런히 랭킹 포인트를 쌓아 도쿄행 티켓을 획득했다. 대한육상연맹은 한국에서 랭킹 포인트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인 우상혁을 위해 6월 29일에 높이뛰기 우수선수초청 공인기록회를 열었고, 우상혁은 2m31을 뛰며 화답했다.

이때 얻은 랭킹 포인트 15점으로 우상혁은 도쿄올림픽 본선행을 위한 마지막 허들을 넘었다.

우상혁은 도쿄행을 확정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정말 절실하고 간절했다"며 "도쿄에 가서 다시 한번 뛰어보겠다.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썼다.
우상혁이 진출권을 따내면서,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육상 선수는 7명으로 늘었다.

남자마라톤 오주한·심종섭, 여자 마라톤 안슬기·최경선, 남자 20㎞ 경보 최병광, 남자 장대높이뛰기 진민섭이 우상혁과 함께 도쿄올림픽 본선 무대에 오른다. 우상혁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개인 2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다.

당시 우상혁은 올림픽 개막을 한 달여 앞둔 2016년 7월 10일 2016 오사카 국제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서, 리우올림픽 기준 기록인 2m29를 넘어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리우올림픽에서는 2m26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두 번째 올림픽에서 우상혁은 한국 육상의 올림픽 트랙&필드 사상 최고 순위에 도전한다.

1996년 애틀랜타 남자 높이뛰기에서 이진택은 8위에 올라 한국 육상 트랙&필드 선수 사상 최고 성적을 냈다.

초청 선수를 포함해 총 35명이 출전하는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에서는, 2m33으로 예상되는 결선 기준기록을 통과하거나 상위 12명 안에 들면 결선에 나선다.

세계육상연맹이 집계한 2021년 남자 높이뛰기 최고 기록 순위를 보면 우상혁은 공동 10위(2m31)다.

조금 더 힘을 내면 결선행이 이어, 이진택의 기록도 넘어설 수 있다.
우상혁은 '짝발'과 상대적으로 작은 키를 딛고, 한국 남자 높이뛰기 일인자로 올라섰다.

그의 오른발은 왼발보다 작다.

8살 때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 탓이다.

우상혁은 "아무래도 발 크기가 다르니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균형감에 문제가 있었다"며 "균형감을 유지하는 훈련을 많이 했다.

균형을 잡으니 높이뛰기에는 짝발이 더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체조건도 좋은 편은 아니다.

우상혁의 키는 188㎝로 높이뛰기 선수 중에는 작은 편이다.

우상혁은 "나도 내 신체조건이 좋은 편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면서도 "작은 키로도 성공한 선수가 많다.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고 했다.

우상혁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스테판 홀름(스웨덴)이다.

홀름은 181㎝ 작은 키로도 세계를 제패했다.

'짝발'과 '단신'의 한계를 극복한 우상혁은 두려움 없이 바를 넘었다.

우상혁은 2013년 세계청소년육상경기선수권(18세 미만)에서 2m20을 기록,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4년 세계주니어육상경기선수권대회(20세 미만)에서는 2m24를 뛰어 3위에 올랐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2017년 런던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출전하며 큰 무대를 경험한 그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2m28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도균 한국 육상대표팀 높이뛰기·장대높이뛰기 코치, 진민섭과 오랜 기간 훈련하며 자신감을 쌓고, 2회 연속 올림픽 진출에 성공한 우상혁은 도쿄 하늘을 날아오르는 짜릿한 꿈을 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