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골린이' 잡아라"…골프 특화 신용카드 쏟아진다

코로나에 해외 여행 막히자
젊은층 골프로 발길 돌려

우리 '홀인원', 골프 결제 5% 적립
KB '그린재킷' 이용금 5% 할인
신한은 항공사 마일리지도 쌓아줘
Getty Images Bank
한때 ‘귀족 스포츠’로 인식되던 골프가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며 대중 스포츠로 발돋움하고 있다. 하늘길이 막혀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골프를 하며 여가를 보내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다른 실내 취미활동과 달리 야외에서 진행돼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골프 열풍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2040세대 젊은 ‘골린이(골프+어린이)’가 급증세다. 신용카드 회사들은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골프에 특화된 상품과 프로모션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골프 카드 출시한 우리·KB·신한

우리카드는 지난달 ‘홀인원 카드’를 출시했다. 골프 경기장과 스크린 골프, 골프연습장, 골프용품 등 골프 관련 가맹점에서 이용금액의 5%를 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혜택이 담긴 카드다. 또한 일부 국내 골프장에서의 무료 커피 4잔 혜택과 골프연습장 무료 타석권(월 1회, 연 4회) 혜택 등도 포함됐다. 연회비는 4만9000원(해외겸용)이다.

KB국민카드도 지난달 골프 관련 특화 혜택을 담은 ‘KB국민 그린재킷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전월 이용실적이 30만원 이상이면 △골프연습장·스크린 골프 △골프 의류·용품 △골프관광 등 3개 영역에서 영역별로 월 최대 10만원까지 이용금액의 5%가 할인된다. 연회비는 없다. KB국민카드는 오는 16일까지 이 카드를 발급받고 31일까지 2만원 이상 사용하면 모바일 해피콘 쿠폰 1만원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가 연회비가 저렴한 카드를 내놨다면 신한카드는 프리미엄 카드를 출시했다. 골퍼들이 생애 최저타를 기록하는 순간을 뜻하는 ‘라이프타임 베스트 스코어’에서 이름을 따온 ‘라베 카드’다. 연회비가 20만원(해외겸용 기준)에 달하는 만큼 혜택도 많다. 매년 국내 골프장·골프연습장 5만원 할인(연 3회), 골프존 모바일 골프상품권(17만원), 부쉬넬 골프 거리측정기 바우처(20만원) 중 한 가지를 기프트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라베 카드는 국내 골프장 이용금액에 대해 1500원당 3마일리지(대한항공)를 적립해 주는 혜택도 제공한다. 골프존 아카데미에서 레슨을 받거나 온라인 쇼핑몰 ‘골핑’에서 골프용품을 구입할 때 10% 할인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MZ세대 겨냥 다양한 혜택 탑재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장 이용객 수는 4670만 명으로 2019년(4170만 명)보다 12% 증가했다. 특히 젊은 층의 골프시장 유입이 늘었다. 골프 경력이 3년 이하인 골린이 가운데 20~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65%에 달했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골프 관련 혜택만 담는 것이 아니라 골프의 주 이용자층으로 떠오른 MZ세대가 좋아할 만한 혜택도 카드에 함께 넣고 있다.
신한카드 라베카드는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 등 배달 앱에서 월 최대 5000원까지 10%를 할인받을 수 있는 혜택을 담고 있다. 또한 전국 50여 개 골프장에서 커피 4잔을 연 3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도 포함됐다. 신한카드는 앞으로 라베 카드의 소재와 디자인 등을 다양하게 만들어 고객들의 선택 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우리카드는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다른 여가활동도 함께 즐기는 경향이 있다는 데 주목했다. 우리카드의 홀인원 카드는 당구장과 볼링장, 헬스클럽 등 업종 이용금액의 5%를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프리미엄, 쿠팡, 위메프, G마켓, 11번가 등 업종에서의 1%포인트 적립 혜택도 제공한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골프를 즐기는 순간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사용 가능한 골프 특화 카드”라고 소개했다.

할인 이벤트 등 각종 프로모션도

삼성카드는 골프 특화카드는 없지만 다양한 상품에서 이미 골프 관련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카드 ‘더원’은 골프장 이용금액의 1.5%를, ‘아메리칸 엑스프레스 플래티늄’은 골프장·골프연습장 이용금액의 최대 5%를 각각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아메리칸 엑스프레스 골드’의 경우 해비치 컨트리클럽 제주의 1회 골프이용권을 무료로 제공한다.

롯데카드는 각종 이벤트를 통해 ‘골프족 모시기’에 나섰다. 롯데카드는 이달 31일까지 골프존 마켓에서 50만원 이상 결제하거나 AK골프에서 70만원 이상 결제 시 각각 최대 5만원을 할인해 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오는 12일부터 19일까지 크리스몰에서 20만원 이상 결제 시 최대 1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연다. 현대카드는 프리미엄 고객을 대상으로 골프 레슨 등을 해주는 서비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