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우려 커지는 서울…전세수급지수 15주 만에 최고

부동산원 조사…서울 110.4→110.6, 동남권 114.2로 최고
지난달 반포동 재건축 이주 시작되며 물량 부족 우려 키워
서울의 아파트 전세 공급 부족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가 15주 만에 최고로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이주 수요로 전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서초구가 속한 동남권의 지수가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2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지난달 28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110.4)보다 0.2포인트 상승한 110.6으로 집계됐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추출한다. 1∼200 사이 숫자로 표현되며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을, 낮을수록 수요 부족을 뜻한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작년 상반기 110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가 도입된 '임대차 2법'이 본격 시행된 작년 8월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11월 133.3까지 올랐다.

올해 들어서도 2월까지 줄곧 120을 웃돌며 전세난을 반영했던 이 지수는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등의 영향으로 3월 110선으로 내려온 뒤 4월 마지막 주에는 103.3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임대차법 시행에 따른 매물 잠김이 일상화되고 반포·노량진 등의 재건축 이주수요로 인한 물량 부족 등의 영향으로 다시 오르기 시작해 지난주(110.4)에는 3월 셋째 주(112.5) 이후 처음 110선 위로 복귀했고, 이번 주에도 더 올라 15주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누면 서초구 등 강남 3구가 속한 동남권이 지난주 114.0에서 이번 주 114.2로 오르며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동남권에서는 지난달부터 서초구 반포 1·2·4주구 총 2천210가구가 이주를 시작하고, 3주구 1천490가구는 하반기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전세 물량 부족으로 인한 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서초구 아파트 전셋값은 한 달 넘게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에서 최근 집값 상승이 가장 가파른 노원구 등이 속한 동북권도 114.3으로 전주(114.1)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종로·중구가 있는 도심권은 104.1로 전주 대비 1.4포인트, 마포·서대문구가 속한 서북권은 111.1로 0.5포인트 올랐고, 양천·영등포·동작구 등이 있는 서남권은 105.4로 0.7포인트 내렸다.

수도권도 지난주 112.1에서 이번 주 113.1로 이 지수가 상승했다.

서울과 함께 경기가 112.9에서 114.4로, 인천이 113.2에서 114.0으로 모두 오르면서 전세난 우려를 키웠다.
한편,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106.9에서 이번 주 105.9로 살짝 꺾였다.

동북권은 106.5로 횡보했으나 나머지 동남권(111.5→109.5), 서남권(105.2→104.6), 도심권(106.8→103.4), 서북권(103.3→102.2) 등 4개 권역은 모두 전주 대비 내렸다.

인천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11.8에서 113.3으로 오르며 매수심리가 더 강해졌고, 경기는 117.7로 횡보하며 여전히 높은 매수심리를 반영했다. 수도권 전체로는 113.4에서 113.2로 지수가 소폭 감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