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연동운동 촉진시켜 배출 쉽게 하는 변비약, 장협착 있을 땐 심한 복통 올 수 있어 주의해야

약 이야기

변비 생기면 식이요법부터 챙겨야
성인·소아에 맞는 변비약 달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래는 앉아있는데 보람이 없네….’

공부 시간 대비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 수험생만의 고민이 아닙니다. 변비환자도 똑같은 고민을 안고 살고 있죠. 대규모 조사가 없어 정확하진 않지만 한국인의 변비 유병률은 16.5% 정도로 집계됩니다. 변비는 가장 흔한 소화기 질환으로, 소화기 기능이 떨어지는 고령층과 더불어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는 젊은 층에서 흔히 나타납니다.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점 하나. 변비가 찾아온 것 같다고 해서 곧장 약을 먹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식이요법을 먼저 시도하는 게 좋습니다. 섬유소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죠. 섬유소는 변비 치료에 간접적인 도움을 줍니다. 장내 세균에 의해 발효되면 유익균이 늘어나고, 늘어난 유익균은 대변을 무르게 해줍니다. ‘단단하게 뭉칠수록 빼내기 힘들다’, 아주 간단한 이치죠.

하지만 식이요법으로 해결이 안 된다면 약물 요법을 고려해야 합니다. 변비약은 △팽창성 완하제 △삼투성 완하제 △연화성 완하제 △자극성 완하제 등으로 구분됩니다. 팽창성 완하제로는 전문의약품인 카보필(팜젠사이언스)이 대표적입니다. 변비약 대신 식이요법으로 먹는 한천이나 해초도 팽창성 완하제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팽창성 완하제는 대변의 부피를 증가시키고 부드럽게 해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시켜 배출을 쉽게 해줍니다. 경련성 변비환자나 장협착 등이 있는 경우엔 극심한 복통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일반의약품으론 둘코락스(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와 듀파락이지(JW중외제약), 메이킨Q(명인제약) 등이 있습니다. 이 중 둘코락스와 메이킨Q는 자극성 완하제와 연화성 완하제 성분이 함께 들어있습니다. 공통성분인 비사코딜은 부교감 신경반사를 유발하는 신경말단을 자극해 대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는 자극성 완하제입니다. 함께 포함된 연화성 완하제 성분인 도큐세이트는 장내에서 물과 기름을 섞어주는 계면활성제 역할을 합니다. 딱딱한 대변 안으로 수분을 침투시키고 물과 지용성 물질이 잘 섞이도록 합니다. 고기 위주 식단 때문에 생기는 변비에도 도움이 된다는 뜻이죠.

전문가들은 생활리듬 변화로 생긴 간헐적 변비, 장운동이 더딘 서행성 변비, 만성 변비 환자들에게 둘코락스와 메이킨Q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보통 6~12시간 뒤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자기 전에 먹는 게 좋습니다.

듀파락이지는 성인은 물론 소아 변비에 흔히 추천하는 약입니다. 주성분은 삼투성 완하제인 락툴로오스로, 단맛이 강한 데다 시럽 형태이기 때문에 변비로 고생하는 영유아가 복용하기 좋습니다. 락툴로오스는 대장에서 장내 세균에 의해 초산과 젖산으로 분해돼 대장 내 산성도와 삼투압을 높여 대변을 무르게 하는 식으로 작용합니다.

단점도 있습니다. 하루 또는 이틀이 지나야 약효가 나타나기 때문에 둘코락스나 메이킨Q에 비해 효과가 더딥니다. 또 복용 초기엔 배에 가스가 차거나 복통, 방귀 등 불편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