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 지킨 컬링 '안경 선배' 김은정 "아들 빨리 보려고"

국가대표 선발전 1·2차전 모두 우승…베이징올림픽 도전
"3차전까지 가면 우리 아들 늦게 볼까 봐 마음을 졸였다. "
2년 연속 여자컬링 태극마크를 유지한 '팀 킴' 강릉시청의 스킵 김은정(31)이 엄마로서 애틋한 소감을 밝혔다.

팀 킴은 지난 2일 강원도 강릉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2차전 최종전에서 송현고A를 7-4로 꺾고 우승했다.

팀 킴은 2차전 5승 1패로 2위 춘천시청(4승 2패)을 따돌렸다. 2021-2022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린 이 대회는 3차전까지 열릴 예정이었다.

3차전은 1·2차전 우승팀이 맞대결을 벌여 태극마크 주인을 정하는 자리다.

그러나 팀 킴이 1·2차전 우승을 싹쓸이하면서 3차전을 열 필요가 없게 됐다. 팀 킴은 지난달 28일 1차전 우승을 거뒀고, 이날 2차전에서도 정상에 오르면서 2년 연속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팀 킴이 2일 송현고A에 졌더라면 3일 춘천시청과 2차전 1·2위 결정전을 벌여야 했고, 만약 춘천시청에 1위 자리를 내줬더라면 3차전으로 끌려가야 했다.

김은정은 하루라도 빨리 국가대표를 확정하기 위해 더욱더 집중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고 '안경 선배'로 많은 사랑을 받은 김은정은 2019년 아들을 낳아 엄마가 됐다.

엄마와 선수 역할을 모두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김은정은 가족을 생각하며 더욱더 힘을 내고 있다.

김은정은 "일찍 끝나서 다행"이라며 아들을 늦게 볼까 봐 걱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명섭 감독님과 가족들, (김)영미 남편, 우리 남편, 시부모님들 등 주변에서 도와주신 덕분에 잘한 것 같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김은정은 지난 4월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해외의 많은 엄마 선수들처럼 좋은 성적을 내서, 우리나라 여자 선수들에게도 좋은 모델이 됐으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팀 킴은 2021-2022시즌 국가대표로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먼저 오는 12월 열리는 자격대회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해야 한다.

팀 킴은 지난 5월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에서 올림픽 티켓 획득에 실패했지만, 만회할 기회를 얻었다.

김은정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장기간 목표를 이뤄냈다"고 기뻐했다.

이어 "세계선수권에서는 부담도 있었지만, 베이징올림픽에 가서는 잘할 수 있다"며 "우리가 많이 성장한 것 같아서 올림픽 챌린지에서는 좋은 성과를 낼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세계선수권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전 감각이 부족한 상태여서 아쉬운 결과를 냈다면서 "올림픽 준비를 하면서 실전 감각을 늘릴 수 있는 국내대회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

스톤도 좋은 것으로 바꾸고 훈련에 부족함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국가대표로서 희망 사항을 밝혔다.

스킵 김은정, 서드 김경애, 세컨드 김초희, 리드 김선영, 후보 김영미로 구성된 팀 킴은 평창올림픽에는 경북체육회 소속으로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지도자 가족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폭로하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다가 올해 강릉시청에 새 둥지를 틀었다.

김은정은 "팀을 옮기고 잘하고 싶었다.

도와주신 김한근 강릉시장님, 정의정 강원연맹 회장님 등이 응원해주신다.

우리가 강릉 음식점만 가도 시민들이 너무 잘 왔다고 응원해주셔서 잘하고 싶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영미는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집중하고 훈련을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초희는 "평창올림픽 이후 4년이 지나고 베이징에 도전하게 됐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