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 몰려온다' 천안 두정동 유흥가 젊은이 북적

영업시간 제한 등 피해 '원정 모임'…시 방역 당국 긴장
"우리 업소 절반 이상이 인근 평택과 수원 등 수도권 손님이고, 서울에서 오는 분도 상당수 있습니다. "
2일 오후 10시께 충남 천안의 최대 유흥 밀집 지역인 서북구 두정동 한 포차주점에서 만난 여성 종업원은 "수도권에서도 (손님들이) 오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대답했다.

이 주점 어두컴컴한 홀에는 20대 젊은이들이 간격이 1m가 채 되지 않는 빽빽이 들어찬 테이블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데 열심이었다.

서로 대화를 하면서 술과 안주를 먹는 손님 가운데 마스크를 쓴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업소 밖 대기 의자에 앉아 빈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손님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이 업소의 영업은 이날 밤을 새워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이어져서야 끝났다.

또 다른 건물 2층에 있는 일본식 선술집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빼곡히 들어찬 이곳의 고객 상당수도 수도권에서 오고 있다고 종업원은 귀띔했다.

포차에서 만난 젊은이들은 주변의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유흥은 이어지고 있었다.

이곳 노래주점 한 업주는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주변 모텔 예약이 꽉 찬다"며 "다 수도권에서 온 손님"이라며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유흥을 즐기지 못하는 서울과 수도권 청년들이 영업시간 제한이 없고 접근성도 좋은 천안으로 내려와 유흥을 즐기는 이른바 '원정 모임'이 늘고 있다.

이곳 유흥가는 평택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인데다, 1호선 지하철역도 있다.

이달부터 집합금지 인원은 8명까지, 나이트클럽 등 유흥시설에 대한 영업시간은 이미 지난 3월부터 24시간 해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은 지난 1일부터 사적 모임을 6인까지 허용하고 유흥업소 영업금지 조치를 해제할 예정이었으나, 확산세가 커지자 계획을 일주일 연기한 상태다.

실제로 지난달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천안의 A클럽과 R공연시설에서 6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가운데 동시간대 방문자 1천44명 중 85%가 수도권 등 외지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한 담당공무원은 "최근 지역 라이브 카페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등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코로나19가 이어지고 있다"며 "수도권 유흥시설 집합금지 기간이 연장되면서 관내 유흥시설에 대한 현장 점검이 요구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