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 선정 '최고의 조례' 1위는 무상급식…따릉이는?

사진=연합뉴스
서울시민이 선정한 서울시 최고의 조례로 ‘무상급식’이 꼽혔다. 이는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34대 시장으로 재임할 당시 반대했던 정책으로 오 시장의 사퇴까지 불렀던 조례다.

서울시의회는 '시민의 삶을 바꾼 최고의 조례' 온라인 투표에서 무상급식 조례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고 4일 밝혔다. 서울시의회 부활 3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16∼27일 진행한 이번 투표에는 5285명이 참여해 1인당 최대 3표씩 총 1만4325표를 행사했다.2011년 만들어진 '친환경 학교 급식 등 지원에 관한 조례', 즉 무상급식 조례는 2054표를 얻어 득표율 14.3%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이 조례는 당시 서울시의회가 논의 테이블에 올렸고 당시 시장이었던 오 시장은 “무상급식은 무차별 복지”라며 조례안에 반대해 서울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를 했었다. 그러나 주민투표는 무상급식에 찬성하는 시민들의 거부로 투표함을 열 수 있는 조건(투표율 33.3%)에도 미치지 못했고, 오 시장은 시장직을 내려놔야 했다.

이후 고(故) 박원순 시장이 취임해 전국 최초로 초·중학교 전 학년과 고등학교 2·3학년 등에 대해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적용했고, 올해 고1에 적용되면서 국·공·사립 1348개 학교, 83만5000여 명이 무상으로 급식을 먹게 됐다.

10년 만에 서울시장에 복귀한 오 시장은 무상급식에 대한 입장을 바꿔 오히려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유치원 무상급식 전면도입에 찬성하는 것에 더해 어린이집 급식비를 인상하자고 정부에 제안하기도 했다. 무상급식에 이은 2위 조례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조례'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등이 담긴 이 조례는 2004표(14.0%)를 받았다.

장애인, 고령인구, 임산부, 어린이 등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편의 증진에 관한 조례(이동권 조례)는 1679표를 얻어 득표율 11.7%로 3위에 올랐다. 이 조례에 따라 서울시는 저상버스, 장애인 콜택시, 지하철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 등의 설치 근거를 마련했다.

서울시 공유자전거인 따릉이(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는 4위를 차지했고 온마을 아이돌봄 지원, 시내버스 재정지원, 서울광장에 관한 조례 등도 많은 표를 받았다.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투표 결과를 보면 시민이 기대하고 바라는 입법의 방향성을 알 수 있다"며 "시민이 필요로 하는 조례를 꾸준히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는 오는 8일 부활 30주년 기념식을 개최하고 ’시민의 삶을 바꾼 서울시의회 조례30선‘ 등 주요 내용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1층에 전시할 예정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