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춘추전국시대', 오딘·제2의나라 잇따라 1위

리니지M 독주 4년 만에 깨져
올들어 국내 매출 밀리기 시작
시장 파이 커지며 판도 달라져
하반기 1위 경쟁 더 치열할 듯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국내 구글 앱 장터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 그동안 1위와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시리즈 아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독과점 현상이 강했던 모바일 게임 시장이 다양성의 시대로 접어드는 신호탄인 동시에 성장 잠재력을 드러낸 주목할 변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딘, 구글 앱 장터에서도 1위

카카오게임즈 ‘오딘’
카카오게임즈가 지난달 29일 내놓은 오딘은 출시 직후 애플 앱 장터인 앱스토어에서 국내 매출 1위에 올랐다. 지난 2일에는 구글 앱 장터 플레이스토어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시리즈가 장악했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1·2위 자리를 고수했다. 2017년 6월 나온 리니지M은 출시 이후 거의 대부분 기간 1위를 지켰다. 두 게임의 인기는 압도적이었다. 두 게임의 매출은 지난해 1분기 최고 5531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그래서 다른 게임사들은 신작 모바일 게임 목표를 한동안 3위로 잡았다.

하지만 다른 게임처럼 리니지M 시리즈 이용자와 매출도 줄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두 번이나 매출 1위 자리를 내준 것도 이런 흐름 속에서 빚어졌다. 넷마블이 지난달 출시한 ‘제2의 나라’에 같은 달 17일 구글 앱 장터 1위 자리를 뺏겼다. 리니지M 시리즈가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2017년 6월 이후 4년 만이다. 이후 리니지M은 1위에 복귀해 명예를 되찾는 듯했지만 한 달도 되지 않아 오딘에 1위를 내줬다. 업계에서는 최근 오딘의 하루 최고 매출을 60억~7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파이 키우는 모바일 게임 시장

넷마블 ‘제2의나라’
주목할 만한 것은 리니지M의 매출이 크게 떨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올 1분기 리니지M의 하루 평균 매출은 19억원 수준이었다. 2분기에는 전 분기보다 하루 평균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오딘 출시 후에도 게임 이용량과 매출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제2의 나라와 오딘 등 인기 게임 출시로 모바일 게임 시장 자체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작은 파이(시장)를 나눠먹는 시장 구조에서 파이 자체를 키우는 성장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의뢰로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가 올 2월 내놓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전년보다 22.1%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분석한 올해 국내 모바일 게임 성장률 전망치인 6.7%보다 높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문화가 퍼지면서 모바일 게임 이용이 늘었다”며 “모바일 대표 게임 장르인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신작이 이전보다 줄어든 상황에서 같은 장르의 오딘을 찾는 이용자가 많았다”고 말했다.1위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선 오딘의 1위 고수 여부가 관심사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7일 리니지M 출시 4주년 기념으로 콘텐츠를 대규모로 추가하는 등 반격에 나설 예정이다. 새로운 경쟁작도 나온다.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2’, 넷마블의 ‘마블 퓨처 레볼루션’과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크래프톤의 ‘뉴 스테이지’ 등이 하반기 기대작들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