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판타지돌' 킹덤, 4세대 왕이 될 상인가?

그룹 킹덤 인터뷰

7월 1일 두 번째 미니앨범 발매
"신곡 '카르마' 무대, 놓칠 부분 없다"
"세계관이 강점, 동서양 문화 K팝으로 재해석"
"'올라운더' 목표…4세대 왕 되고파"
그룹 킹덤 /사진=GF엔터테인먼트 제공
펄럭이는 옷자락, 짙은 메이크업이 단번에 눈길을 끈다. 이내 뮤지컬 같은 웅장한 군무가 한 번, 탄탄한 스토리의 세계관을 펼쳐내는 멤버들의 표현력이 다시 또 한 번 시선을 끌어당긴다. '일곱 왕국에서 온 일곱 명의 왕'이라는 콘셉트 하에 방대한 세계관을 선보이고 있는 그룹 킹덤(KINGDOM)의 이야기다.

데뷔곡 '엑스칼리버(EXCALIBUR)'로 활동할 당시에는 앨범 콘셉트와 곡명에 걸맞게 검을 활용한 퍼포먼스가 등장했다. 그리고 '구름의 왕국' 이야기를 담은 이번 앨범의 활동곡 '카르마(KARMA)'에서는 부채에 천을 달아 부드러운 움직임을 살린 안무가 마치 구름 위를 표현한 듯하다. 독특하고 인상적이다. 그간 본 적 없는 K팝씬의 새 '킹덤'이 열렸다.지난 2월 데뷔한 킹덤(단, 아이반, 아서, 자한, 무진, 치우, 루이)은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세계관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인이다. 멤버들이 각 나라의 왕으로 하나의 스토리를 이루고 있다. 데뷔 앨범을 포함해 7장에 걸친 앨범에서 이들을 한 명씩 소개한다. 향후 일곱 왕들이 만나면서 세계관은 더 방대하게 전개될 예정이다.

앞서 데뷔 앨범 '히스토리 오브 킹덤 : 파트1. 아서(History Of Kingdom : PartI. Arthur)'에서는 멤버 아서가 주인공으로 나서 '비의 왕국'에 대한 스토리를 펼쳤다. 이번 앨범에는 '구름의 왕국'의 왕인 치우가 바라보는 거친 세상에 대한 고뇌와 아픔, 그리고 치유와 희생에 대한 정서가 담겼다.

타이틀곡 '카르마'는 전생에 공덕을 쌓지 못해 후생에는 왕으로서 무릉도원이 펼쳐진 이상세계를 위해 헌신하는 업보(KARMA)를 지니고 태어난 치우의 사연을 반영한다. 치우는 "'카르마' 뮤직비디오를 보면 '비의 왕국'이 처음엔 승승장구하다가 점점 몰락하는 장면이 나온다. 멤버들과 치우 왕의 슬픔을 담은 영상이 많다. 이를 잘 표현하려 노력했으니 포인트로 삼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멤버들은 입을 모아 치우가 콘셉트와 '찰떡'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무진은 "콘셉트 포토가 하나씩 올라올 때마다 '기가 막힌다'고 생각했다. 정말 완벽하게 소화했다"고 극찬했다. 자한 역시 치우를 향해 "기특했다"면서 "아서 형이랑 같이 안무를 짠 적이 있었다. 치우가 처음으로 안무를 창작해서 아서 형이랑 같이 춤추는 거였는데 그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더라"고 말했다.

이어 단은 "개인적으로 치우가 힘들었던 시기에 이번 앨범을 준비한 거였다. 앨범 주인공까지 맡아야 해서 부담감이 컸을 것 같은데 그걸 이겨내고 열심히 잘 해줬다. 내 아들로 삼고 있다. 아들은 조금 더 강하게 키워야 하지 않느냐"며 웃었다. 아이반은 치우의 '반전 매력'에 놀랐다고. 그는 "치우가 룸메이트라서 귀여운 모습을 많이 보는데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나 무대에 서는 걸 보니 정말 멋지고 대견한 동생이더라. 사랑한다"며 애정을 표했다.

루이는 "처음 회사에 들어왔을 때부터 봐온 친구가 치우인데 힘들었던 시절을 다 이겨내고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고 있는 걸 보니 나도 모르게 뿌듯하더라. '이제 정말 연예인이 됐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여러 가지 감정이 오갔다"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치우의 장점이라면 비주얼이 빠질 수 없다. 특별히 애정이 큰 동생이다"고 자랑을 쏟아냈다.그렇다면 지난 데뷔 앨범 때 첫 주자로 나섰던 아서가 보기엔 어땠을까.

아서는 "치우의 포지션이 보컬보다는 랩에 가까운데 이번에 후렴 부분을 도전할 기회가 있었다. 노래를 하는데 평소에 안 됐던 것들까지 되더라. 연습을 많이 한 게 보였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부분인데 그걸 했다. 기특하고 멋있었다"고 치켜세웠다.
그룹 킹덤 /사진=GF엔터테인먼트 제공
킹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건 퍼포먼스다. 멤버들에게 무대 감상 포인트를 짚어달라고 하자 루이는 "'카르마'는 업보라는 뜻이다. 치우가 어린 나이에 왕이 되는 걸 받아들여야 하는 내용이 춤에도 많이 담겨 있다. 마지막 즈음에 울분을 토하듯이 춤추는 장면들이 있는데 주의 깊게 봐주시면 조금 더 감정적으로 와닿을 것 같다"고 답했다.단은 "우리 무대를 보기 위해 영상을 클릭하면, 과연 놓칠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 싶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퍼포먼스가 웅장하게 펼쳐져서 놓칠 게 없이 모든 구간에 포인트가 있다"고 자신했다. 이에 루이도 "중간에 (영상을) 끄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자세히 이번 안무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하자 아서는 "전작 '엑스칼리버'에서는 몸을 통으로 쓰는 안무가 많아서 칼군무적인 부분을 많이 보여줬다면 2집에서는 그루브한 면도 들어가고 웨이브도 많다. 개개인의 선을 살릴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아서 그 부분이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은 "현대무용 등 무용적인 부분이 많이 들어가 있다. 악기도 서정적이고 감정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민속 악기들이 추가됐다. 데뷔곡보다 더 감정적이고 섬세하게 표현했다"고 부연했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판타지를 선보이는 킹덤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단은 "전 세계인의 문화를 K팝으로 재해석하기 때문에 조금 더 친근하고 편하게 느껴지지 않았나 싶다. 킹덤, 왕국이라는 게 웅장한 콘셉트라 영화나 뮤지컬을 보는 것 같은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번 '카르마' 역시 민속 악기 사운드를 입히고, 부채 퍼포먼스를 가미하는 등 동양적인 요소로 재미를 살렸다는 설명이었다.

루이는 "일곱 개의 나라를 정해놨지만 큰 틀로 보면 동서양을 다 재해석한다. 그게 우리의 강점"이라면서 "다재다능한 팀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특히 멤버 단과 무진은 데뷔 앨범에 이어 이번에도 작사, 작곡에 참여해 음악적 역량을 드러냈다. '워닝(Warning)'과 '메이크 어스(Make us)'에 작사로 함께 이름을 올렸고, 단은 '메이크 어스' 작곡에도 참여했다.

단은 "진중하게 우리 이야기를 써 내려가다가 '공감'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특히 '메이크 어스'는 킹메이커(팬덤명)분들을 위한 곡이다. 팬분들을 그림자로 표현해 어딜 가든 따라다니는, 결국 같은 존재로서 같은 꿈을 꾼다는 의미를 담았다. 지하 연습실도 결국 서로가 있기 때문에 안식처가 된다는 메시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무진도 "1집 땐 작사, 2집에서는 작사·작곡 한층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룹 킹덤 /사진=GF엔터테인먼트 제공
'발전'이라는 말에 힘이 실린 킹덤이었다. 아이돌로서 색깔이 뚜렷한 세계관을 그려내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멤버들은 이를 자신들만의 강점으로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2년 전에는 세계관 자체로 팀이 움직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막상 준비하면서 느낀 건 이해하기 쉽고 재밌다는 거였어요. 우리는 문제없이 해낼 수 있겠다 싶었죠."(루이)

"어려울 것 같지만 한 줄로 정리가 돼요. '일곱 개의 왕국 일곱 명의 왕'. 저희만의 색깔로 판타지를 더해 전 세계의 문화를 풀어내는 거죠. 멤버 별로 소개가 끝나고 여덟 번째 앨범에서 왕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그때부터가 또다시 본격적인 시작이에요."(단)

멤버들은 "나중에 후배 팀이 나오고 그 스토리가 그들에게도 계속해 이어진다면 킹덤이라는 하나의 장르이자 문화가 생기는 거다"라며 당찬 미래를 그렸다.

목표도 확고했다. 무진은 "세계관, 영화같이 웅장한 퍼포먼스가 우리의 차별화된 매력이다"며 "이번 활동 때 음악방송 1위 후보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반은 "빅 픽처는 신인상"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올라운더'가 되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킹덤은 "그룹 내에서도 메인 댄서나 메인 보컬이 없다. 틀이 없는 팀"이라면서 "누구나 다 메인에 오를 만큼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킹덤에게 물었다.

"이 분야의 왕이 되고 싶다! 각자 한 가지만 꼽아본다면요?""아이돌 4세대로 분류되고 있는데 4세대의 왕이 되고 싶습니다."
"팬분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소통왕이 되고 싶어요."
"판타지라는 수식어에 맞게 '판타지돌'의 왕이요!"
"프리스타일의 왕이 되고 싶어요."
"춤신춤왕!"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