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스티, 독특한 셋이 특별한 하나로…"걸그룹계 센세이션"

그룹 미스티 인터뷰

김다나·김명선·성민지 3인조 트롯 걸그룹
최근 '좌33 우33'으로 데뷔
"'미스트롯2' 이후 김다나 제안으로 결성"
"김명선 트램펄린 퍼포먼스, 첫날 바로 후회"
"젊음·에너지·노래 삼박자 다 갖춘 우리"
"웃음 주는 유쾌한 팀 될게요"
그룹 미스티 /사진=변성현 기자
눈이 부실 정도의 강렬한 네온 컬러 의상, 호탕한 웃음소리, 발랄하고 힘찬 에너지까지 등장과 동시에 범상치 않은 그룹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트벤저스에서 캡틴 다나를 맡고 있는 김나다입니다."
"헐크 역을 맡고 있는 김명선입니다."
"귀여운 막내 표정 부자, 원더 민지예요."아이돌 느낌을 잔뜩 실은 소개에 웃음이 터졌다. 이어 팀 인사법을 알려달라고 하자 대뜸 한 명의 멤버가 나머지 두 멤버를 번쩍 들어 올렸다. 그룹명 미스티에 포함된 T를 형상화한 포즈라고 했다. 김명선은 "아이돌 분들을 보면 정말 예쁘게 인사하지 않느냐.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건 뭘지 생각하다가 내가 힘이 좋고, 다행히 두 사람의 몸무게가 비슷해서 이들을 들어 올리게 됐다"며 밝게 웃었다.

◆ '미스트롯2' 인연 미스티로…총대 멘 김다나

그룹 미스티(김다나, 김명선, 성민지)는 방송인 박명수의 매니저 '정실장'으로 잘 알려진 정실장엔터테인먼트의 정석권 대표가 제작한 3인조 트로트 걸그룹이다. 박명수의 눈에 띄어 그의 소속사에서 데뷔했던 김다나가 연결고리가 됐다. 김다나는 "내가 저질렀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자 김명선과 성민지는 "실세가 다나언니다"며 맞장구쳤다.

세 사람의 인연은 TV조선 '미스트롯2'에서 시작됐다. 김다나는 팀 결성을 결심하고는 '미스트롯2'에서 참가자로 만났던 이들을 떠올렸다. 경연 당시에는 서로 얼굴을 자주 볼 수도 없었고, 친해질 기회도 많지 않았지만 김다나는 평소 팬이었던 김명선과 교복을 입은 모습이 너무 예뻤던 성민지를 눈여겨봤다고 했다.김다나는 "'미스트롯2'가 끝나고 신곡을 하나 받았는데 혼자 부를 노래가 아니었다. 동생들이랑 해야겠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 바로 두 사람에게 전화해 '우리 같이 팀 해보지 않을래?'라고 제안했다. 원래 회사의 승인을 받았어야 했는데 먼저 저지르고 나중에 떼를 써서 결성된 팀"이라고 밝혔다. 성민지는 "캐스팅 당한 거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김명선과 성민지는 김다나에게 전화를 받았던 당시를 떠올리며 "너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명선은 "'미스트롯2' 이후에 일도 없고, 회사도 없고, 코로나19로 점핑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게 기뻤다. 특히 다나언니 노래 잘하는 건 누구나 다 알지 않느냐. 이번 기회에 배울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성민지 역시 "'미스트롯2'를 준비하면서 대학도 다 떨어져서 '난 이제 뭘 하고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으로 우울했다. 그런데 TV에서만 보던 연예인 언니들이 먼저 그룹을 하자고 한 거다. 보컬적으로 실력도 늘고, 무엇보다 재밌을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 트램펄린 뛰며 이열치열 '에너제틱 라이브'

김다나는 팀명 미스티에 대해 "결혼 안 한 미스, '미스트롯2' 출신의 미스에 톱(TOP)의 T, 트로트의 T, 트램펄린의 T 등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데뷔곡 '좌33 우33'은 90년대 레트로풍 유로 댄스 장르로 '모두 함께 자신만의 애창곡을 신나게 불러보자'라는 내용을 담은 곡이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퍼포먼스다. 개그우먼으로 활동하다 점핑 피트니스 강사로 전향했던 김명선이 '미스트롯2'에서 선보였던 트램펄린 퍼포먼스를 그대로 접목했다. 유쾌하고 흥 넘치는 곡 분위기와 안성맞춤이다.김다나는 "트로트계의 '티어스(Tears)' 같은 곡이다. 키가 3옥타브 파#까지 올라간다. 노래방에서 흔들고 돌리면서 놀 수 있는 노래다"고 말했다. 이어 김명선은 "여름이 오면 다이어트를 하지 않느냐. 트램펄린을 이용해 운동하면서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많은 분들께서 대리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신나게 살 빼고 놀자'는 느낌이다. 여름과도 잘 어울린다"며 곡에 대한 강한 애정을 표했다.

보컬의 중심을 김다나가 잡는다면, 퍼포먼스에서는 점핑 피트니스 강사로 활약했던 김명선이 전면에 나선다. 성민지는 "명선 언니가 워낙 쉽게 하니까 나도 저 정도는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미스트롯2' 당시에도 그냥 재미있겠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첫날 뛰어보니 죽겠더라. 평소에 물을 잘 안 먹는데 그날 세 통을 먹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김다나도 "꼭 트램펄린을 하는 걸그룹을 만들고 싶었다. 분명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첫날에 뛰면서 후회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에 김명선은 "눈으로 보는 거랑 뛰는 건 다르다. '뭐가 힘드냐'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어서 너무 억울했다"면서 "점핑이 다이어트에도 좋다. 나는 강사를 할 때 여섯 시간을 뛰어서 면역이 생겼지만, 두 사람은 처음 해보는 운동이지 않느냐. 고강도 유산소 운동을 하니 몸이 놀라서 살이 빠지더라"고 전했다.

성민지는 "골반이 나왔다. 원래 허리가 24인치였는데 23인치가 됐다. 몸이 슬림해졌는데 더 건강해졌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김다나 또한 "복근이 나왔다"고 자랑했다.

특히 김명선은 "'미스트롯2' 출연 당시 한 트램펄린 회사에서 제품이 다 품절됐다고 연락이 오기도 했다. 사장님이 코로나19로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었는데 전부 팔렸다며 고맙다고 연락을 한 거였다. 정말 잘 됐다고, 더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고 전해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 "팀워크 100점, 아니 10000점"…고마움의 눈물

멤버들은 거듭 자신들을 '독특한 팀'이라고 했다. 또래 친구들로 구성되는 일반적인 그룹들과 달리, 미스티는 멤버 별로 나이 차가 크다. 맏언니 김다나와 막내 성민지는 무려 20살 차이가 난다. 그래서일까 오히려 '가족' 같은 느낌이 더 짙은 미스티였다.

김다나는 "솔로로 12년을 활동했지만 동생들과 팀으로 다시 도전을 하는 거다. 모든 게 새롭고 즐겁다. 특히 혼자가 아니라 셋이니까 더 힘이 생긴다"며 "내가 골드미스들과 걸그룹을 결성했다면 이런 시너지가 안 났을 거다"고 고백했다.

성민지 역시 "언니들은 방송 경력이 오래됐고, 많은 활동을 해오지 않았냐. 난 올해 스무 살이고 모든 게 처음이다. 지역 행사만 다니고, 학교에서만 노래하던 애가 본격적으로 서울에 올라와 언니들과 지상파 데뷔를 함께 하는 거다. 정말 하루하루가 뜻 깊다"고 털어놨다.

데뷔의 꿈 하나로 경남 진해에서 상경해 홀로 생활하고 있는 성민지에게는 살뜰하게 챙기고 아껴주는 언니들이 더없이 소중한 존재였다. 그는 "인이어 끼는 법도 잘 모르고, 마이크 잡는 법도 자세히 모르고, 카메라 앞에서 어떤 걸 하면 안 되는지를 언니들이 다 알려줬다. 인이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릴 때도 항상 다나 언니가 엄마처럼 직접 착용해줬다"며 왈칵 눈물을 쏟았다. 지그시 그를 바라보던 김다나도 이내 눈물을 흘렸다.

"젊음, 에너지, 노래 각자의 포지션에서 누구 하나 빠짐없이 제 역할을 다 잘해주고 있어요. 삼박자가 잘 맞죠. 이 팀으로 데뷔해서 너무 좋아요."(김명선)

"팀워크요? 100점, 아니 1000점, 아니 10000점이에요."(성민지)

◆ 트벤져스가 떴다, MV 1억뷰를 향하여!


미스티가 내세운 수식어는 '트벤져스'. 김명선은 "트로트 어벤져스 같다는 그 말이 귀에 꽂히더라"면서 "처음에는 이렇게 시너지가 넘칠 줄 몰랐다. 관계자들이 다들 '얘네 셋이 뭉친다고?'라면서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는데 시간이 지나니 다들 팬이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목표도 미스티의 색깔만큼이나 분명하고 시원시원했다. 김다나는 "뮤직비디오를 며칠에 걸쳐 찍었다. 기존의 걸그룹들이 예쁜 뮤직비디오를 선보였다면, 우리는 웃음을 주는 유쾌한 느낌이다"며 "뮤직비디오 조회 수가 1억 뷰를 넘었으면 좋겠다. 정말 모두의 꿈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보고 싸이의 뮤직비디오처럼 기억해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어 김명선은 "'좌33 우33'이 대박 나서 'MAMA' 무대에 올라 트램펄린 100개를 깔고 외국인들도, 동물들도 우리와 같이 뛰는 점핑 파티를 하고 싶다"고 말해 폭소를 유발했다.성민지 "원래는 돈 많이 벌어서 언니들이랑 맛있는 걸 먹고 싶었는데 꿈 많은 언니들 옆에 있으니 목표가 커지더라"며 "두바이에 가서 모래 바람 맞으며 점핑하고 싶다. 또 만수르도 만나고 싶다"고 깜찍한 목표를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