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항공우주업체 회장, '청탁 거절' 석학 2명 폭행 논란"

지난달 식사 자리서 '원사 추천' 요구…논란되자 뒤늦게 정직 처분
중국 항공우주 분야 업체 고위직 인사가 지난달 석학 2명에게 청탁을 했다가 거절 당하자 폭력을 휘두르고 상해를 입힌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5일 펑파이 등에 따르면 중국매체 중국신문주간은 '항천투자' 회장(동사장) 장타오(張陶·57)가 국제 비정부기구인 국제우주항행과학원(IAA) 원사(院士) 왕진녠(王晉年·55)과 우메이룽(吳美蓉·85)을 폭행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장 회장은 지난달 6일 우 원사를 초청했고, 우 원사는 왕 원사와 함께 회사를 방문했다.

장 회장은 식사 자리에서 자신을 국제우주항행과학원 원사로 추천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왕 원사는 장 회장과 초면인데다 그가 원사로서의 자격조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해 향후 다시 논의하자고 답했다는 게 중국신문주간 설명이다. 이에 장 회장이 화를 내며 왕 원사를 폭행했다는 것이다.

장 회장은 이후 엘리베이터에 타려던 왕 원사를 다시 뒤에서 발로 차 그를 넘어뜨렸다.

또 우 원사를 밀어 넘어뜨렸고, 이후 엘리베이터에 탄 두 명을 계속 구타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왕 원사는 갈비뼈 골절과 전신의 근육·인대 연조직 손상을 당했고, 우 원사는 척추 골절로 입원 해 수술까지 했다.

사건 발생 후 경찰이 조사에 나섰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장 회장은 정상 출근해왔다.

반면 원사들은 병원에 입원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왕 원사는 베이징(北京)대 졸업 후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 컴퓨터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우 원사는 모스크바 동력학원 등에서 수학했다.

이 업체는 중국 우주탐사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국영기업 중국항천과기집단(CASC)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투자관리회사로 자본금이 120억 위안(약 2조원), 관리자금 규모가 2천억 위안(약 3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항천과기집단 측은 논란이 커지자 4일 뒤늦게 "장 회장의 음주폭행 사건 이후 이를 매우 중시해왔다"면서 "오늘부로 장 회장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조사에 협조하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엄격히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