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위기 분교에서 본교 승격…제주 선흘분교의 기적

건강생태교육 추진해 7년 만에 학생 수 20명→110명

건강생태교육 운영을 통해 학생 수가 늘어난 제주 선흘분교의 본교 승격이 추진된다.
제주도교육청은 제주시 조천읍 함덕초 선흘분교가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본교 승격을 신청했다고 5일 밝혔다.

선흘분교는 7년 전인 2014년까지만 해도 학생 수가 20명에 불과해 폐교 논의까지 나오던 곳이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교육청은 마을, 학교와 협의를 거쳐 2015년 선흘분교를 건강생태학교로 지정하고 학교와 인근 동백동산을 기반으로 건강생태교육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그 결과 학생 수는 2015년 21명, 2016년 24명, 2017년 54명, 2018년 62명, 2019년 72명, 2020년 92명 등으로 서서히 늘어났으며 7월 1일 현재는 110명이 재학 중이다.

교육청은 지난달 15일 선흘분교장 본교 추진위원회가 본교 승격을 공식 요청하자 검토에 착수했다.

이 과정의 하나로 지난 2일 선흘분교장 다목적강당에서 간담회를 열어 본교 승격을 위한 제반 사항과 절차, 요청사항 등을 공유했다.
간담회에서 이석문 교육감은 "과거 작은학교 살리기는 다세대 주택 지원을 기반으로 했으나, 선흘분교는 미래 가치인 생태·환경·건강을 기반으로 한 건강생태교육으로 활성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본교 승격 추진위원장인 부상철 선흘1리장은 "학교와 동백동산을 토대로 학교와 마을이 생태적 공동 성장을 이룬 결실"이라며 "본교 승격을 시작으로 마을과 학교가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게 더 많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윤숙 동백동산습지센터 사무국장은 "자연·생태환경을 중심으로 진정한 마을 교육 공동체가 되기 위해 주민, 학생, 학교와 소통하고 노력한 결과 폐교를 논의하던 학교가 본교 승격을 추진하는 학교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임희숙 교육청 교육행정과장은 "본교 승격 조건이 갖춰지면 오는 10월께 승격을 위한 입법예고가 이뤄진다"며 "이 과정까지 완료되면 내년 3월 새 학년에는 선흘분교가 선흘초로 승격, 공식 개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와 이농이촌 등으로 전국적으로 폐교나 분교 개편 위기에 놓인 학교가 많은 가운데 이처럼 분교가 본교로 승격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이석문 교육감 재임 중에는 선흘분교에 앞서 2018년 3월 제주시 애월읍 더럭분교가 본교로 승격, 더럭초로 개교했다. 또한 2011년 외도초 도평분교와 노형초 해안분교가 각각 도평초와 해안초로 승격한 사례가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