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JYP가 주요 고객사"…작년 매출 523억 '대박' 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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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 탐구방탄소년단, 블랙핑크로 상징되는 K팝은 한국의 대표 문화상품이다. 과거 풍선을 흔드는 것으로 시작됐던 아이돌 가수의 응원 도구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이용한 화려한 응원봉으로까지 진화했다. 코팬글로벌은 아이돌 가수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응원봉을 비롯 가수별 화보집, 앨범, 팬시 상품 등 K팝 관련 기획상품(굿즈·goods)을 만드는 상품기획(MD) 업체다.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엔터사 및 음반사 등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해 굿즈 상품 분야에서 국내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K팝 아이돌 굿즈 '메카'로 뜨는 코팬글로벌
응원봉·화보집·앨범 등 판매
디자인 등 제작과정 일괄 처리
대형 엔터사와 라이선스 계약
독점 판매로 진입 장벽 높여
작년 매출 523억…절반이 해외
올해 쇼핑 앱 출시 "한류 일조"
코팬글로벌은 국내 굿즈 제작사 중 유일하게 기획부터 디자인·유통 등 상품 제작의 대부분 과정을 자체적으로 일괄 처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상품 제작에 앞서 가수와 팬의 특성 및 수요를 파악해 디자인을 구상한다.예를 들어 가수 ‘잇지(ITZY)’의 데뷔곡이 ‘달라달라’인 점에 착안해 응원봉으로는 생소한 탬버린 모양으로 만드는 식이다. 응원봉에 블루투스 기능을 넣어 팬이 콘서트장에서 빛을 깜박이도록 하는 등 기능도 추가했다. 판매는 회사의 자체 인터넷 사이트(위드 드라마)나 국내 팝업 스토어, 수출 등을 활용하고 있다.
제품 아이디어 상당수가 조성희 코팬글로벌 대표에게서 나왔다. ‘증강현실(AR) 포토카드’ 등이 대표적인 예다. 회사가 제작한 특정 앱으로 포토카드를 스캔하면 사진 속 연예인이 움직이는 AR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조 대표는 “제작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맡기고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진행해 아이돌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며 “응원봉의 경우 실내 인테리어 제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게 설계해 실용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주요 연예 기획사와 공식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굿즈를 독점 판매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 진입장벽을 높인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조 대표가 오랜 기간 국내 기획사와 협업하면서 신용을 쌓아온 점이 크게 작용했다.
한류 문화가 세계로 확산하면서 중국, 일본, 미국 등 해외 바이어 구매 문의도 늘고 있다. 매출의 50%가량이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매출 523억원을 기록했다. 조 대표는 “아마존·쇼피 등 글로벌 온라인몰에서도 구매 실적이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매출은 6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대학에서 관광학을 전공한 조 대표는 창업 전 일본으로 유학을 다녀온 뒤 한 호텔에서 일했다. 당시 드라마 ‘겨울연가’가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국내로 일본인 관광객이 몰렸던 게 그가 진로를 틀게 된 계기가 됐다. 처음에는 드라마에 나왔던 목걸이나 휴대폰 고리 등을 해외 관광객 대상으로 판매하다 나중에는 샘플을 들고 직접 일본으로 갔다. 2009년 동방신기 일본 화보집과 앨범 등을 유통하기 시작했다. 일본 바이어들과 접점을 넓히다가 2012년 본격 법인을 설립하고 굿즈 제작 사업에 뛰어들었다.조 대표는 올해 해외 팬이 스마트폰을 통해 굿즈를 살 수 있도록 자체 쇼핑 앱도 출시할 계획이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앱 제작까지 아우르는 한류 관련 종합 MD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그는 “가수는 1류인데 상품이 3류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만든다”며 “정당하게 IP를 구매한 뒤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제작해 한류 열풍에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