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날개 단 대만, 세계 최고 성장률 달성…한·일 제쳤다

대만, 최근 5년 성장세 지속시
2025년 1인당GDP 한국 추월
사진=한경DB
대만이 세계 반도체 패권을 선점하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이 최근 5년간의 성장세를 이어갈 경우 2025년이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6일 대만 경제의 부활 요인과 정책 과제를 분석·발표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대만 경제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전년 대비 3.1% 증가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 성장을 달성했다. 올해 대만의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7%로 한국(3.6%)과 일본(3.3%)보다 높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2년까지 대만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1인당 GDP, 2025년엔 대만에 추월당할 수도

전경련에 따르면 2015∼2020년 연평균 성장세(대만 4.46%, 한국 1.85%)가 이어질 경우 2025년께 한국의 1인당 GDP는 3.45만 달러, 대만은 3.52만 달러로 대만이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기준 1인당 실질 GDP는 한국이 3만 1846달러로 세계 32위, 대만은 2만5936달러로 세계 39위다.

전경련은 대만 경제 부활의 요인을 3가지로 분석했다. 우선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재건을 위해 대만을 활용하면서 대만의 전략적 가치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대만 차이잉 정권이 이같은 점을 파고들어 미국 테크 기업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9월 대만 AI연구개발센터의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구글은 작년 9월 대만 중부 윈린현에 1억 대만달러(약 8000억원)을 투입해 대만 내 3번째 데이터센터 설치를 확정했다.

대만 반도체 기업 글로벌 지배력 커져

TSMC, UMC 등 대만 반도체 기업의 글로벌 지배력도 커졌다. 대만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패키징, 테스팅 등 반제품 생산에서 세계 1위다. 대만의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비중(매출액 기준)은 2019년 1분기 58.5%에서 올해 1분기 66.0%로 7.5%포인트 높아졌다. 코로나19로 실내생활이 길어지면서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이에 따른 서버용 반도체도 매출이 급증했다. 전경련은 차이잉원 총통의 선(先) 경제 국정운영 철학도 대만 경제의 부활 요인으로 꼽았다.
2016년 취임한 차이 총통은 산업·경제 중시 국정운영 철학과 친기업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탈(脫)중국 신남향정책을 지휘하는 등 산업발전을 최우선 국정 목표로 삼고 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대만의 전략적 중요성이 날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금년 중 한-대만 투자보장약정 체결 △CPTTP에 대한 한국과 대만 동시 가입 추진 등을 통해 대만과의 전략적 경제협력 파트너십을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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