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24% 인상 vs 동결' 대립 팽팽…8일 수정안 제출

최저임금위, 접점 못 찾아…노동계, 경영계에 동결안 철회 촉구
제9차 전원회의 열리는 12일 밤∼13일 새벽 의결 가능성
내년도 최저임금을 얼마로 정할지를 놓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6일 머리를 맞댔지만, 현격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제7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서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들은 노사 양측이 각각 제출한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놓고 최저임금 수준에 관한 논의를 계속했다.

지난달 29일 제6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시간당 8천720원인 올해 최저임금보다 23.9% 높은 1만8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출했다.이에 맞서 경영계는 올해 최저임금과 같은 금액을 최초 요구안으로 내놨다.

최저임금 동결을 요구한 것이다.

노사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접점을 못 찾자 박준식 위원장은 오는 8일 제8차 전원회의에서 양측이 각각 수정안을 낼 것을 요청했다.양측의 간극을 좁혀 심의를 진전시키기 위한 조치다.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최저임금을 깎거나 동결하자는 것은 저임금 노동자 생활 안정이라는 최저임금 제도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경영계에 동결안 철회를 촉구했다.

박희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불평등 및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돼 소득 증대 및 소비 진작으로 이어지는 게 현재의 재난을 극복하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노동계의 최초 요구안에 대해 "하루하루 삶의 터전에서 목숨을 내놓고 생활하는 소상공인과 영세 기업에는 절망에 가까운 무리한 요구"라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소상공인 등에게 가장 큰 부담이라고 강조했다.

류 전무는 소상공인 등의 임금 지급 능력이 '한계 상황'이라며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아르바이트생, 고령층, 주부 등 취약계층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전원회의에서는 노사 간 논쟁이 과열되면서 격한 발언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은 부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이를 거론하며 근로자위원들이 '막말에 가까운 말'을 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준식 위원장은 다음 기회에 입장을 내놓겠다며 "노사 위원들은 서로 입장을 이해하는 열린 자세로 심의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법정 시한(6월 말)을 이미 넘긴 상황이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이 8월 5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중순까지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해야 한다.이에 따라 최저임금위가 잠정적인 계획상 제9차 전원회의를 개최할 이달 12일 밤이나 다음 날 새벽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