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든 토사에 80대 주민 매몰…구조 벌였지만 9시간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휴대전화 연결에 '실낱'같은 희망도 잠시…가족·이웃 '오열'
"살아계신대요.방금 구조대가 확인하고 진입 중이에요.
" 6일 오후 산사태가 발생한 전남 광양시 진상면 비평리의 한 마을이 들썩였다.
이날 오전 6시40분께 토사가 주택과 창고 4채를 덮쳐 집에 있던 A(82·여)씨가 매몰된 지 9시간 만에 구조 소식이 들려와서다.굵은 비가 쉴 새 없이 내린 구조 현장도 '살아있다'는 외마디 함성에 활기를 띠었다.
살아 계시기만을 바라던 가족과 이웃들도 가슴을 졸이며 현장을 지켜봤으나, A씨의 몸은 싸늘하게 굳어 있었다.
생사도 모르고 애타게 구조 소식만을 기다리던 가족들은 진흙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했다.가족과 함께 A씨의 생환을 기다리던 이웃들도 "어쩌면 좋아. 불쌍해서 어떡해"라며 안타까워했다.
한 주민은 "살아계시기만을 바랐는데, 너무나 안타깝다"며 "항상 공사 현장을 볼 때마다 불안했는데 이런 큰 사고가 날 줄 몰랐다"고 말했다.
A씨의 아들인 서모 씨는 "행정관청에서 미리 (위험이) 감지됐던 상황인데 그대로 공사를 강행시킨 것"이라며 "민원을 넣어 공사를 중단시켰는데 광양시가 공사를 재개하도록 허가를 내준 것으로 예견된 인재"라고 주장했다.그는 이어 "장마철에 점검했더라면 이런 일이 안 일어났을 것"이라며 "큰비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산사태가 유출돼서 벌어진 것이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중장비 4대와 음파 탐지기, 119 특수구조대를 투입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구조 현장은 종일 굵은 비가 내렸으며 토사가 많이 쌓이면서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때 A씨의 휴대전화가 연결되면서 생존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으나 전화기를 A씨의 딸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A씨는 사고가 나기 전 대문 밖을 나오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으나 결국 매몰 현장에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