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사령관 "미군, 야밤에 통보도 없이 철수"

미군이 지난 2일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를 떠나면서 아프간 군에 미리 알리지도 않은채 야밤에 기습 철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바그람 공군기지 신임 사령관인 미르 아사둘라 코히스타니 장군은 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미군이 한밤중에 바그람 기지에서 철수했고, 나도 이를 2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미군은 2001년부터 20년간 아프간 바그람 공군기지에 주둔했다. 지난 4월 아프간 철수를 공식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통보 없이 철수한 것에 대해 뒷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이날 워싱턴포스트 등도 지난 2일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이 바그람 기지에서 별도의 공식 행사 없이 완전히 떠났다고 보도했다. 코히스타니 장군의 주장은 미국 측의 설명과 차이가 난다. 지난주 미군 대변인 소니 레게트 대령은 "아프간 지도자들과 철수에 관해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아프간 군인들이 미군의 비밀 철수에 당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그람 공군기지는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45㎞ 지점에 위치했다. 미군과 나토군이 아프간에서 탈레반 및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싸우는데 중추 역할을 했던 곳이다.

한편 미군 철수 방침이 알려진 4월 이후 아프간의 탈레반 반군이 세력을 확대하면서 이미 아프간의 약 4분의 1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의 421개 행정 구역 가운데 100곳 이상이 탈레반 반군에게 넘어갔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미군 철수 이후 본격적인 내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