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구멍 제로…'너는 나의 봄' 서현진X김동욱 빛난 내공

믿고 보는 서현진, 김동욱이다. tvN 새 월화드라마 ‘너는 나의 봄’이 첫 회부터 안방극장을 매료시켰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tvN 새 월화드라마 ‘너는 나의 봄’은 저마다의 일곱 살을 가슴에 품은 채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살인사건이 일어난 건물에 모여 살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1회에서 시작부터 충격 받은 표정의 주영도(김동욱)와 “내가 달려갔을 때 그 사람은 거기 없었다. 그 사람은 처음부터 없었다”라며 눈물을 흘리는 강다정(서현진), 그리고 차 위로 추락한 남자의 모습이 담기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26년 전 1994년, 아버지의 폭력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어린 시절을 보낸 강다정은 엄마 문미란(오현경)의 손에 이끌려 동생과 함께 도망쳐 나왔던 상황. 2020년, 호텔 컨시어지 매니저가 된 강다정은 구구빌딩 옥탑방에 입주하러 이삿짐을 내리러 온 날, 구구빌딩 3층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에 당황스러워했다.

정신과 의사로 구구빌딩 3층에 병원을 차린 주영도는 강다정과 처음 만나 인사를 하다가 강다정의 속사정을 꿰뚫는 듯 술술 읊어 강다정에게 멱살을 잡히는 봉변을 당했다.이어 호텔에서 처음 본 강다정을 두 달 동안 쫓아다니는 채준(윤박)과 강다정의 밀당이 펼쳐졌던 터. ‘쓰레기 자석’이라 불리며 이상한 남자들만 만나온 강다정에게 찾아온 멀쩡한 남자 채준은 강다정이 가장 좋아하는 말로 마음을 다독였다.

하지만 강다정에게 직진하며 사랑을 갈구하던 채준은 주영도의 병원을 찾아와, 날 서린 경계심을 드러내는 소시오패스 같은 기질의 이중적 면모로 경악케 했다. 채준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 주영도는 강다정에게 “그 남자 만나지 마요”라고 경고했다.

무엇보다 ‘너는 나의 봄’ 첫 회에서는 인간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낸 감수성 짙은 필력의 이미나 작가와 다양한 요소가 결합된 장면들을 감각적이고 세련되게 연출한 정지현 감독의 의기투합이 환상적인 시너지를 이뤄냈다.내면에 상처를 지닌 각 캐릭터들의 서사를 부각시킨 스토리 전개와 잔잔한 일상과 심장 쫄깃한 긴박감을 조화시킨 세련된 연출력이 맞물리면서 안방극장을 단숨에 매료시켰다.
'너는 나의 봄' /사진=tvN
더불어 서현진-김동욱-윤박-남규리는 탄탄하고 내공 깊은 연기력으로 각 캐릭터들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서현진은 어린 시절 아픔을 극복하고 상처받지 않으려 노력하는 당차면서도 여린 강다정 역을 입체적으로 그려냈고, 김동욱은 죽은 형사의 심장을 받아 정신과 의사로 두 번째 인생을 살아가는 주영도를 디테일하고 밀도 짙은 연기로 표현했다.

또한 윤박은 강다정을 향한 따뜻하고 다정다감한 모습과 주영도 앞에서의 섬뜩하고 날 서린 모습까지 반전을 오가는 미스터리한 인물 채준을 실감나게 열연했고, 남규리는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주영도와 결혼했다가 1년 만에 이혼한 유명 배우 안가영의 면모를 리얼하게 담아 극의 텐션을 끌어올렸다.그리고 강다정의 엄마 문미란 역 오현경과 강다정의 친구인 쌍둥이 남매 박은하 역 김예원, 박철도 역 한민, 그리고 주영도와 호흡을 맞춘 강력계 형사 팀장 고진복 역 이해영은 생동감 넘치는 연기로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생생하게 완성시켰다.

이날 엔딩에서는 강다정과 주영도, 미스터리한 채준이 한 자리에 모인 모습으로 긴장감을 드높였다. 채준을 발견한 주영도는 “당신, 그 여자 만나지 마”라고 돌직구를 날렸지만, 채준은 순간 나타난 강다정을 향해가며 비릿한 웃음을 지어 보였던 것. 이내 채준의 뒤통수에 “소시오패스”라고 선명하게 말하는 주영도의 모습이 담기면서 얽히고설킨 세 사람의 관계가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3.6%, 최고 4.5%, 전국 가구 기준 평균 3.4%, 최고 4.3%를 나타냈다. 또한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은 수도권 평균 1.3%, 최고 1.9%, 전국 평균 1.4%, 최고 1.8%를 기록하며 수도권과 전국 모두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2회는 6일(오늘) 밤 9시에 방송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