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해 민원까지 넣었는데"…광양 산사태 '인재' 가능성 제기

주민들 "지난해 5월에 바위 떨어져, 광양시에 제기했지만 결국 사고"

"마을 위 공사장에서 바위가 굴러내려오고 비만 오면 토사가 쏟아져 시청에 민원까지 넣었는데 결국 사고가 났습니다"
집중호우로 6일 오전 산사태가 발생한 전남 광양시 진상면 비평리 탄치마을 주민들은 "전형적인 인재"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토사가 쏟아져 내린 곳은 매몰된 주택에서 불과 50여m 떨어진 곳으로 2년여전부터 단독주택을 짓기 위해 공사가 진행 중이다.

주민들은 지난해 5월에도 공사장에서 바위가 굴러와 주택 화장실을 덮친 이후 광양시에 4차례나 민원을 제기했다.

한 주민은 "비가 오면 토사가 밀려오고, 돌이 수시로 굴러와 평소에도 붕괴 위험을 느꼈다"며 "공사장 아래 10여 가구가 사는데 광양시에 진정을 넣었지만,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다른 주민은 "평탄화 작업을 할때 큰 바위를 먼저 쌓은 뒤 단단하게 작업을 해야 하는데, 흙만 쌓아 다진 탓인지 토사가 자주 흘러 내렸다"며 "민원을 제기하고 나서야 석축을 쌓았다"고 주장했다.

사고가 발생한 공사장은 한 업체가 단독주택 3채를 짓기 위해 2년전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올해 1월 높이 1.5m 크기의 석축을 쌓았으나 이날 새벽 내린 폭우로 석축이 20여m가량 무너지면서 토사가 민가를 덮쳤다.공사장 관계자는 "토사 유실에 대비해 석축을 쌓았지만, 비가 너무 많이 내려 무너진 것 같다"며 "복구작업을 서둘러 추가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흙과 바위는 20∼30년 수령의 밤나무를 모두 쓰러뜨린 뒤 민가와 창고건물 등 4채를 덮쳤다.

주택 한곳에 있던 A(82)씨가 매몰돼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비가 강하게 내리고 있고 빗물에 젖어 무거워진 토사와 건물 잔해로 인해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구조 현장에는 A씨의 가족과 이웃들이 애타게 구조 장면을 지켜보며 무사하게 돌아오기를 바랐다.

이날 전남 전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광양에는 전날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201.5mm의 비가 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