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90년대생 野 대변인 듀오…"쓴소리하라고 뽑힌 것"

임승호 "청년 목소리만 내라는 것은 단호히 거부"
양준우 "취업준비생의 새로운 모험…1인분 하겠다"
14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국민의힘 대변인단에 '90년대생 듀오'가 선출됐다. 임승호(28) 씨와 양준우(27) 씨가 주인공이다.

국민의힘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한 두 대변인은 6개월 동안 30대 당수가 이끄는 '이준석 지도부'에서 제1야당의 입으로 활동하게 된다.

각각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생과 취업준비생 신분인 임·양 대변인은 6일 오전 직무 연수를 앞두고 진행한 연합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향후 포부를 밝혔다. 임 대변인은 "이제 업무 수행 능력을 평가받는 시간이라 부담감과 책임감이 크다"며 "여의도 언어가 아닌, 평범한 국민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양 대변인은 "얼떨떨하다.

빠르게 내공을 쌓아서 '1인분'을 제대로 하겠다"며 "청년 세대는 과거보다 미래를 더 중요하게 본다. 미래를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적 경륜이 부족하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제가 하는 말은) 국민의 언어, 청년의 언어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임승호), "백번 맞는 지적이다.

성장 과정도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달라"(양준우)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음은 임·양 대변인과의 일문일답.
◇ 임승호 "당이 과거로 회귀하면 앞장서서 비판"
-- 이준석 대표는 '청년다움'에 거부감을 드러냈는데.
▲ 사실 청년 대변인은 있는데, 중·장년 대변인은 없지 않나.

'청년'도 전형적인 여의도 문법이다.

청년 대변인, 청년 의원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순간 그것이 바로 이준석 대표가 말했던 '청년다움(스러움)'이라고 생각한다.

여의도의 잘못된 관행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청년이 있기 때문에 절대 저 스스로가 청년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청년의 목소리만 내라고 하는 것은 단호히 거부하겠다.

-- 정치권이 그동안 청년을 '액세서리'로 썼다는 비판도 있다.

▲ 여야 할 것 없이 청년을 액세서리로 써왔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제는 이준석 대표의 정치 실험을 바탕으로 정의당뿐 아니라 민주당까지 함께 세대교체를 이뤄보고 싶다.

나이나 계급장을 떼고 다 같이 겨뤄서 실력 있는 인물이 쓰이는 정치를 만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 이준석 대표에게도 쓴소리할 것인가.

▲ 이 대표와 생각이 겹치는 부분이 많아 쓴소리가 많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이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이 과거의 모습으로 회귀하려는 모습이 나온다면 비록 대변인이지만,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가장 앞장서서 비판하겠다.

-- 그간 국민의힘은 '꼰대 정당'으로 불려왔다.

▲ 청년 당원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 당원이 부족한 면도 있다.

20대 여성만을 위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20대 남녀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슈를 발굴하고 싶다.
◇ 양준우 "쓴소리 하라고 문자투표 해주신 것"
-- '6개월 계약직'이 아쉽지는 않나.

▲ 오히려 좋다.

정해진 기간에 몰입해서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 같다.

취업 준비하다가 국회 기자회견장에 서고 당의 입장을 대변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취업 준비생에겐 앞으로의 모든 과정이 새롭고, 모험이 될 것 같다.

-- '오세훈 유세차'에 올라 국민의힘에 쓴소리했는데, 앞으로도 할 것인가.

▲ 앞으로도 할 생각이다.

이준석 대표가 말했듯이 쓴소리하라고 국민들께서 소중한 문자 투표를 해주신 것으로 생각한다.

-- 이제 당원으로 가입하나.

▲ 오늘 직무연수에 가서 입당원서를 쓸 것 같다.

새로운 출발이라 설렌다.

젊은 세대의 입당 물결에 함께하게 돼 영광이다.

-- 대변인직이 끝나면 무엇을 할 것인가.

▲ 정권 교체까지는 작은 역할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 이후는 고민해보지 않았다.

제1야당 대변인을 하면 취업에 도움이 될까, 그런 걱정은 든다.

-- 어떤 대변인으로 기억되고 싶나.

▲ MZ세대(1980~2000년대생) 세대의 사랑을 받은 대변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시간이 흘러 돌이켜 봤을 때 정권 교체의 시작에 기여했다고 평가받고 싶다.

-- 다음 토론배틀 참가자들을 위한 조언은.
▲ 모든 오디션 프로는 시즌 2가 더 대박이었다.

더 뛰어난 분들이 참여해주실 것이라 믿는다.

다만 '준스톤(이준석 대표의 별명) 압박 면접'은 정말 머리가 하얘지니 조심해야 한다. 팀 운도 필요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