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초등 휴게실까지 영어교육 공간 조성…조기교육 안간힘

첨단 가상현실 기술 이용…유치원·탁아소 유아 대상 영재교육도
북한이 소학교(초등학교) 휴게실까지 외국어 학습 공간으로 조성하는 등 조기 영어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7일 대외선전매체 '통일의메아리'에 따르면 북한 내 소학교 등 교육기관들에서 앞다퉈 '외국어학습홀' 꾸미기에 나서고 있다.

외국어학습홀은 기존의 일반적인 교실이나, 외국어학습실이라 부르는 어학교육 전용 교실과 달리 넓은 휴게 공간에 마련된 외국어 학습 장소를 일컫는다.

학생들은 쉬는 시간이나 여유 시간에 언제든 학습홀을 찾아 다양한 교자재를 이용해 영어를 익힐 수 있다. 매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어린 시절 한때 재학했던 평양제4소학교의 학습홀을 모범 사례로 소개했다.

학습홀에는 실감 나게 만든 직관물(시청각교재), 외국어학습용 도서 수십 권, 영어 유희 놀이판(영어 보드게임) 등이 게시·진열됐다.

실시간 가상현실 기술이 적용된 최첨단 장비와 대화면 TV를 이용해 가상 환경에서 영어를 익힐 수 있는 정보기술(IT) 제품도 마련됐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벽면에 '영어는 재미있다(English is fun)', '우리가 세계를 알면 조국을 영광스럽게 할 수 있다(When we know the world, we can glorify our country)' 등 영어 학습의 동기부여를 위한 문장도 게시됐다.

이 학교는 다른 교육기관의 학습홀을 직접 견학하거나 녹화 영상을 통해 살펴본 후 짧은 기간에 수준 높은 학습홀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북한은 최근 소학교는 물론이고 유치원과 보육기관인 '탁아소'에 다니는 유아들에 이르기까지 영어교육을 시행할 정도로 조기교육과 영재교육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아나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만화영화 형식의 교육자료와 교육용 인공지능(AI) 로봇 등도 영어학습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

이는 영어교육을 강화해 세계적인 과학기술 추세를 따르고 첨단 과학기술 습득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루려는 김정은 정권의 정책 기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