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안 괜찮아, 도와줘" 쪽지 남기고 떠난 아들…유족 '학폭' 신고

강원도 기숙형 고등학교서 1학년생 극단선택
유족 측, 학교폭력 피해 주장
"아들의 억울함 풀어달라" 청원
극단 선택 고교생이 생전 남긴 쪽지라며 유족이 공개한 사진, 진실 규명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청와대 국민청원 /사진=유족 SNS,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최근 강원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유족 측이 학교폭력 피해를 주장,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강원도의 한 기숙형 고등학교에서 1학년생 A군이 추락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다른 학생의 신고로 A군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A군의 부모는 학교폭력 피해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학교 측에 해당 사건을 학교폭력 사안으로 신고했다. 이에 학교 측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는 등 실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족 측은 사건을 공론화하겠다며 SNS를 통해 '나 안 괜찮아. 도와줘'라는 글이 적힌 A씨의 쪽지도 공개했다. 해당 쪽지에는 "왜 너까지 (나를) 괜찮아진 것으로 보느냐", "하늘만 보면 눈물이 나서 올려다보지도 못하겠다", "너네랑 있으면 나 때문에 피해받을 것 같아서 눈치 보인다", "나 안 괜찮다. 도와달라"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난 6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A군의 부모라 밝힌 한 청원인이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청원인은 "학교 측에서는 사망 직후 학교폭력과는 관계가 없다는 주장을 했지만 친구들의 증언에 따르면 명백한 사이버 폭력 및 집단 따돌림 그리고 교사의 무관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건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된 일로 친구들은 저희 아이를 저격하는 글을 인터넷에 유포했고, 동시에 기숙학교 내 모든 학생들이 알도록 소문을 냈다. 24시간 함께 생활하는 기숙학교의 특성상 눈을 떠서 자기 전까지 저희 아들은 소위 '은따'를 당하며 홀로 견뎌야 했다"고 한탄했다.

특히 청원인은 교사의 '방관'을 질타했다. 그는 "사건 2주 전 아들이 자해를 시도했다. 이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선배가 본인의 반 담임교사에게 사실을 알렸음에도, 해당 교사가 아들의 담임교사는 물론 부모인 내게도 그 사실을 전해주지 않았다. 또 사건 발생 하루 전 담임교사와의 상담에서도 힘들었던 점을 털어놓았으나 담임교사의 부적절한 대처로 결국 일이 생겼다"고 토로했다.한편 강원도교육청은 학교폭력 신고가 접수된 만큼 절차에 따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