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계 "오징어 사기범 김씨, '수산업자'라 하지 말아달라"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7일 성명서 발표
"실제 수산업체 운영 안 한 사기꾼에 수산인 자존심 상해"
정치인과 법조·언론계 인사 등을 상대로 100억원대 '오징어 사기' 행각을 벌여 구속 기소된 김모씨에 대해 '수산업자'라는 표현을 쓰지 말라는 업계의 요구가 나왔다.

해양수산부 산하 사단법인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회장 김성호)는 7일 '언론은 수산업자라는 표현을 쓰지 마라. 사기꾼으로 인해 선량한 수산인들 피멍든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연합회는 "요즘 언론에 수산업자라는 말이 연일 보도되면서 수산업이 관심을 받고 있다. 현직 검사와 경찰, 언론인, 정치인, 특별검사 등 수백억 원대 사기 혐의를 받는 사기꾼의 금품제공으로 인해 수산업 이미지를 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서는 또 "김씨가 수산업계 재력가 행세를 했지만 실제 수산업체를 운영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언론은 수산업자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며 "열심히 생업에만 종사해온 수산인들은 수산업과 관계없는 사기꾼 수사업자라는 표현으로 자존심이 상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부분"이라며 언론 보도를 비판했다.

연합회는 "(언론이) 수산업자라는 표현을 자제하고 가뜩이나 어려워진 수산업에 힘들어 하고 있는 수산인들의 자부심을 세워주는 것이 바탕이 돼야 한다"며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아 자식들에게도 수산업을 권장해 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수산업의 기본 토대를 마련해 안전한 수산물을 계속 공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가짜 재력가 행세를 하며 인맥 구축을 위해 금품을 살포했던 김 모씨는 2018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선동 오징어'(배에서 잡아 바로 얼린 오징어) 투자를 미끼로 7명의 피해자로부터 총 116억2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 4월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투자하면 수개월 안에 3∼4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속였지만, 실제로는 선박을 운용하거나 오징어 매매 사업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에는 김무성 전 국회의원의 형, 전직 언론인이자 2016년 20대 총선에서 경북 한 지역 예비후보로 출마를 준비했던 송모씨 등이 포함됐다.

문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