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로 풀어낸 '절대 권력의 양면성'

코리안심포니 '왕의 두 얼굴'

예술의전당서 9일 정기연주회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절대 권력의 양면성을 오케스트라 선율로 풀어낸다. 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정기연주회 ‘왕의 두 얼굴’을 통해서다.

코리안심포니는 이날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5번과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10번을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손민수가 협연하고,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음악감독 겸 수석지휘자인 미하일 아그레스트(사진)가 단원들을 이끈다.두 곡 모두 절대 권력을 비판하는 레퍼토리다. 베토벤은 나폴레옹이 1809년 오스트리아를 침략할 무렵 전쟁을 모티프로 삼아 피아노협주곡을 썼다. 웅장한 선율과 역동적인 카덴차(독주자의 즉흥연주)로 전쟁의 상흔을 기록했다.

후대 음악학자들은 이 곡의 성대함을 근거로 부제를 ‘황제’로 정했지만, 베토벤이 나폴레옹에게 헌사한 곡은 아니다. 공화주의자인 베토벤은 독재를 경멸했다.

쇼스타코비치는 일평생 스탈린과 소련 공산당에 시달렸다. 그는 교향곡 10번을 1953년 스탈린이 사망한 해에 작곡했다.쇼스타코비치 회고록에 따르면 그는 교향곡 1, 2악장에서 러시아 민요 선율을 본떠 독재자의 성마른 성품과 불같은 성질을 표현했다. 나머지 두 악장에선 쇼스타코비치의 이름 앞뒤 글자를 딴 ‘D-S-C-H’ 화음을 주선율로 활용했다. 음악으로 독재를 비꼰 것이다.

이번 공연은 러시아 태생인 아그레스트 지휘자가 기획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