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스포츠카 로터스, 마지막 내연기관車 공개

"앞으론 100% 전기차 생산"

영국 스포츠카 제조업체 로터스가 내연기관으로 구동하는 마지막 신차를 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앞으로 출시하는 모든 신차는 전기차가 될 예정이다. 73년 역사의 로터스가 전기차 업체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로터스는 이날 마지막 내연기관 신차인 ‘에미라’를 공개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인 제로백은 4.5초, 최고시속은 180마일(약 289㎞)이다. 내년 봄부터 판매하며 가격은 7만2000유로(약 9676만원) 이하에서 시작한다. 맷 윈들 로터스 전무는 “에미라는 그동안 우리가 일궈낸 혁신과 진보의 집약체”라며 “새로운 도약 과정의 중요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로터스 최대주주인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은 로터스의 체질을 확 바꾼다는 구상이다. 연간 1500대의 스포츠카를 생산하는 작은 업체에서 고급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제조하는 연산 수만 대의 글로벌 전기차 업체로 변신한다는 전략이다. 윈들 전무는 “그동안 로터스 매출은 스포츠카로만 한정됐다”며 “다양한 종류의 차량을 판매해 매출을 늘릴 것”이라고 했다.

이는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1990년대 경영 악화로 파산 직전에 몰린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를 살리기 위해 택한 전략과 비슷하다. 2도어 쿠페 형태의 스포츠카에 집중했던 포르쉐는 2002년 첫 SUV 모델인 카이엔을 출시하면서 기사회생했다. 카이엔이 매출 대부분을 책임지는 효자 모델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카이엔 판매량은 9만 대로 포르쉐의 전통 모델인 911보다 세 배가량 많았다.

지리차는 2017년 로터스 지분 51%를 매입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리차는 스웨덴 완성차 업체 볼보자동차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