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쓰레기 가스'서 수소 뽑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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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과 손잡고 자원화 연구대구시가 쓰레기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매립가스(LFG)로 난방연료와 메탄올을 생산한 데 이어 수소 생산에도 도전하는 등 매립가스 자원화 분야에서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매립가스에 플라즈마 기술 적용
하루에 수소 200㎏ 생산 목표
보일러 연료·메탄올 생산도 성과
악취 줄이고 탄소배출권 확보
대구시는 플라즈마 전문 벤처기업인 인투코어테크놀로지와 함께 매립가스를 수소로 전환하는 ‘LFG 기반 고순도 수소정제 시스템’ 개발 실증연구를 시작한다고 7일 발표했다. 매립가스를 원료로 플라즈마 기술을 활용해 하루 200㎏의 수소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올해부터 2023년까지 정부출연금 30억원 등 총 35억원이 투입된다.시는 이에 앞서 지난달에 인투코어테크놀로지, 한국화학연구원, 대성환경에너지와 함께 매립가스로 메탄올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시간당 16㎥의 매립가스를 플라즈마 리포밍 기술로 분해·재합성해 하루에 50㎏의 메탄올을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를 300시간 연속 운전한 것이다.
대구시의 수소실증연구 참여는 인투코어테크놀로지가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의 그린벤처 프로그램 사업화 참여 기관으로 선정되면서 본격화했다. 대구시는 LFG를 제공하고, 플랜트 설치 및 행정 지원 등 실증연구를 지원하는 형태로 연구에 참여한다.인투코어테크놀로지는 KAIST를 기반으로 2014년 창업한 플라즈마 전문 벤처기업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대용량 플라즈마 기술을 앞세워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출자한 반도체 성장펀드 투자 1호 기업에 선정돼 국내외 반도체 제조사에 납품하고 있다.
대구시는 ‘LFG 기반 고순도 수소정제 시스템’ 개발·실증연구가 성공하면 수소 생산 방식의 다양화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상 2040년 연간 수소 공급량 목표(526만t)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심지 인근 매립지에서 생산한 수소를 기반으로 수소차 충전소 보급 분야 등에서도 강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시는 쓰레기 매립으로 발생하는 매립가스를 포집·정제해 한국지역난방공사 대구지사에 보일러용 연료로 공급하는 매립가스 자원화 사업에서도 실적을 내고 있다. 2006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한 대구시는 매립장 악취 피해를 줄이고 연간 5000만㎥의 매립가스를 연료화해 15만 배럴의 원유를 대체하고 있다.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매립가스 자원화 사업을 유엔의 청정개발체제(CDM)사업으로 2007년 등록해 현재까지 280만t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했다. 이 중 190만t을 판매해 407억원의 수입을 올렸고 매립가스 판매 대금 75억원을 벌었다.
홍성주 대구시 녹색환경국장은 “소규모 플랜트를 통한 실증연구지만 지구온난화 물질인 매립가스를 수소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면 매립가스 고부가 자원화와 함께 2050 탄소중립에 대구시가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