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국 기업 미 증시 IPO 허가제' 규정 명문화 나서

사진=게티이미지
중국 정부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디디추싱에 대해 규제를 가하는 걸 계기로 자국 기업의 해외 증시 상장을 막는 규정을 명문화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8일 중국관영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증권 위법 활동을 엄격히 타격하는 데 관한 의견(지침)’을 지난 6일 밤 공동명의로 발표했다. 중국 주식회사가 외국에서 주식을 발행해 상장하는 것에 관한 특별 규정을 마련한 것이며, 이를 통해 자국 주무기관의 감독 책임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이라고 중국 정부는 설명했다.시장 안팎에서는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해외 기업공개(IPO)를 허가제로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중국 기업이 해외 IPO를 하기 위해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명문 규정이 없는 상태다.

디디추싱의 나스닥 상장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의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이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 하루 전에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하자, 중국 정부는 곧장 디디추싱에 대한 안보심사에 나선 뒤 앱스토어에서 디디추싱 앱을 삭제하라고 명령했다.이 여파로 지난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디디추싱은 직전 거래일 대비 19.58% 하락한 데 이어, 간밤에도 4.64%가 더 빠졌다.

다른 중국 기업들도 몸을 사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웨이보가 상장폐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고, 뉴욕타임즈는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인공지능(AI) 회사가 뉴욕증시 상장 계획을 백지화했다고 보도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