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동학개미' 파워… 가계 주식비중 20% '돌파'

1분기 국내 및 해외주식 49조원 취득…'사상 최대'
예금비중은 44.2%에서 41.2%로 '감소'
수출 호조로 기업들 자금조달도 줄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에도 동학개미의 주식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가계가 주식투자를 대거 늘리면서, 가계의 금융자산 중 주식투자 비중은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1년 1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44조원으로 지난해 1분기(65조9000억원) 대비 축소됐다.

방중권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 팀장은 "가계가 월급으로 예금이나 주식을 운용하면서 조달보다 운용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은행 등 예금의 증가규모는 축소됐지만, 주식 운용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가계는 1분기에 총 49조원의 주식을 취득하면서 2009년 통계편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분기 중 거주자발행주식 및 출자지분은 36조5000억원, 해외주식은 12조5000억원을 취득했다. 이에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은 20.3%를 기록,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 반면 예금 비중은 41%로 지난해 1분기(44.2%)보다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하락에 따른 경제활동 확대로 민간소비 부진이 완화되고, 주택투자도 확대된 영향도 작용했다.

가계최종소비지출은 올해 1분기 219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13조4000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전국 주택매매거래 개인순취득도 올해 1분기 7000호로 지난해 1분기(1만1000호 감소) 대비 대폭 늘었다. 이는 건설사로부터 분양을 받는 등 다른 경제주체와의 주택거래를 의미하는 지표다.

금융기관 차입 등 자금조달 규모도 크게 확대됐다. 장기 예금취급기관 대출금은 올해 1분기 38조원으로 지난해 1분기(10조5000억원)보다 3배 이상 늘었으며, 단기 기타 금융중개기관 대출금은 8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수출 호조 영향에 기업들의 자금조달도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비금융법인(일반기업)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2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조원 가량 줄었다. 순자금조달은 빌린 돈(조달자금)에서 예금, 주식, 펀드 등을 통해 운용하는 돈(운용자금)에서 뺀 금액을 의미한다. 이 금액이 줄었다는 의미는 그만큼 자체 자금 여력이 늘면서 빚이 줄었다는 뜻이다.

이는 수출 호조 등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 등으로 순조달 규모가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장기업의 당기순이익은 26조원으로 지난해 1분기(17조원)보다 늘었다. 자산관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금전신탁·투자펀드는 대폭 늘었다. 금전신탁의 경우 28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000억원 감소)보다 급증했으며, 투자펀드는 12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조2000억원 감소) 대비 크게 확대됐다.

정부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2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8조6000억원)보다 축소됐다. 국세수입이 증가하면서 순조달 규모가 축소된 영향이다. 올해 1분기 국세수입은 8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69조5000억원) 대비 늘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