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뺀다고 단백질바·음료만 먹었다간…" 의사들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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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단백질 섭취한다고 모두 근육으로 가는 건 아냐"
"과다섭취 시 신장에 무리 가거나 오히려 살찔 수도"
온라인 쇼핑몰 '근력 강화', '다이어트바' 표현 주의해야
"두 달 동안 강도 높게 다이어트 하려고 합니다. 아침과 점심 대용으로 단백질바 두 개에 저지방 우유 한 컵 먹습니다. 어차피 밥을 따로 차려 먹을 시간도 빠듯하고요. 단백질은 다이어트 할 때 꼭 먹어야 한다고 들었는데 마침 단백질 섭취도 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직장인 최모씨, 29세 여성)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여름철에 접어들며 단백질 함유 제품에 소비자들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식품업계는 몸매 관리시 필수 섭취 성분인 단백질을 활용한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편리하게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이 많아진 만큼 단백질을 과다 섭취할 가능성도 높아져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근육량을 늘리려고 운동하면서 단백질바와 단백질 음료를 챙겨 먹고 있습니다. 닭 가슴살은 퍽퍽한 데다 손질하는 것도 귀찮더라고요. 반면 단백질 바나 음료는 뜯어서 먹기만 하면 돼 아주 편합니다. 심지어 맛도 일반 과자나 음료처럼 맛있습니다." (학원 강사 김모씨, 38세 남성)
8일 마켓컬리에 따르면 지난 6월 단백질바 제품 판매량은 전월 대비 38% 증가했다. 단백질 쉐이크 판매량 역시 2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식품업계도 관련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지난달 견과류와 건과일, 초콜릿을 뭉쳐 만든 시리얼 바 형태의 제품을 내놨다. 제품 한 개에는 삶은 달걀 2개 분량에 해당하는 단백질 14g이 함유돼 있다. 빙그레는 지난 5월 말 단백질 전문 브랜드 '더:단백'을 론칭하며 250mL 단백질 RTD(ready to drink·바로 마시도록 포장된 음료)인 '더:단백 드링크 초코'를 선보였다. 제품에는 단백질 20g이 함유돼 있다.바나 음료 형태로만 단백질 제품이 나온 것은 아니다. 일반 과자도 고단백을 강조하고 나섰다. 롯데제과가 지난달 출시한 '오잉포차 꾸이오잉칩'은 짭조름한 맛의 일반 과자처럼 생겼지만 한 봉지(100g)기준 단백질 12g을 함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편리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단백질 식품 과다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권장량을 넘겨 단백질을 과다 섭취하면 신장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심경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단백질을 많이 섭취한다고 해서 모두 근육으로 가는 건 아니다"라면서 "단백질을 섭취한 만큼 운동을 해야 근육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백질을 섭취한 만큼 운동하기 힘들다면 결국 남은 단백질이 지방이 될 수도 있고, 신장을 통해 배출될 경우 신장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보건복지부의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 따르면 19~49세 성인 남성의 단백질 권장 섭취량은 65g이다. 50세 이상 남성의 권장 섭취량은 60g이며 여성의 경우 19~29세의 경우 55g, 30세 이상의 경우 50g이다.
단백질 바가 건강기능식품이나 다이어트식이 아닌 일반 과자라는 인식을 소비자들이 가질 필요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20~27일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단백질바 660개 제품을 점검한 결과 21개 제품이 '근력강화', '다이어트바'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제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식품은 의약품처럼 질병치료·예방 등의 효과를 광고할 수 없다. 건강기능식품은 식약처가 인정한 기능성 인증마크 등이 있어 일반 식품과는 구별된다"며 "고단백 등 특정 영양소만 과도하게 포함된 제품을 이용한 다이어트는 간 기능 이상, 변비, 설사, 두통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식단 조절시 영양상 균형적 식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