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뺀다고 단백질바·음료만 먹었다간…" 의사들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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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단백질 섭취한다고 모두 근육으로 가는 건 아냐"
"과다섭취 시 신장에 무리 가거나 오히려 살찔 수도"
온라인 쇼핑몰 '근력 강화', '다이어트바' 표현 주의해야
"두 달 동안 강도 높게 다이어트 하려고 합니다. 아침과 점심 대용으로 단백질바 두 개에 저지방 우유 한 컵 먹습니다. 어차피 밥을 따로 차려 먹을 시간도 빠듯하고요. 단백질은 다이어트 할 때 꼭 먹어야 한다고 들었는데 마침 단백질 섭취도 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직장인 최모씨, 29세 여성)
"근육량을 늘리려고 운동하면서 단백질바와 단백질 음료를 챙겨 먹고 있습니다. 닭 가슴살은 퍽퍽한 데다 손질하는 것도 귀찮더라고요. 반면 단백질 바나 음료는 뜯어서 먹기만 하면 돼 아주 편합니다. 심지어 맛도 일반 과자나 음료처럼 맛있습니다." (학원 강사 김모씨, 38세 남성)
![[사진=게티이미지]](https://img.hankyung.com/photo/202107/01.26879691.1.jpg)
8일 마켓컬리에 따르면 지난 6월 단백질바 제품 판매량은 전월 대비 38% 증가했다. 단백질 쉐이크 판매량 역시 2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식품업계도 관련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지난달 견과류와 건과일, 초콜릿을 뭉쳐 만든 시리얼 바 형태의 제품을 내놨다. 제품 한 개에는 삶은 달걀 2개 분량에 해당하는 단백질 14g이 함유돼 있다. 빙그레는 지난 5월 말 단백질 전문 브랜드 '더:단백'을 론칭하며 250mL 단백질 RTD(ready to drink·바로 마시도록 포장된 음료)인 '더:단백 드링크 초코'를 선보였다. 제품에는 단백질 20g이 함유돼 있다.
![롯데제과가 지난달 출시한 '오잉포차 꾸이오잉칩'은 일반적인 짭조름한 맛의 과자처럼 생겼지만 나름 한 봉지(100g)기준 단백질 12g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사진=롯데제과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107/01.26879724.1.jpg)
전문가들은 편리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단백질 식품 과다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권장량을 넘겨 단백질을 과다 섭취하면 신장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심경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단백질을 많이 섭취한다고 해서 모두 근육으로 가는 건 아니다"라면서 "단백질을 섭취한 만큼 운동을 해야 근육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백질을 섭취한 만큼 운동하기 힘들다면 결국 남은 단백질이 지방이 될 수도 있고, 신장을 통해 배출될 경우 신장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단백질 바가 건강기능식품이나 다이어트식이 아닌 일반 과자라는 인식을 소비자들이 가질 필요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20~27일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단백질바 660개 제품을 점검한 결과 21개 제품이 '근력강화', '다이어트바'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제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식품은 의약품처럼 질병치료·예방 등의 효과를 광고할 수 없다. 건강기능식품은 식약처가 인정한 기능성 인증마크 등이 있어 일반 식품과는 구별된다"며 "고단백 등 특정 영양소만 과도하게 포함된 제품을 이용한 다이어트는 간 기능 이상, 변비, 설사, 두통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식단 조절시 영양상 균형적 식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