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4000만원 올랐다"…자고 나면 뛰는 서울 아파트값
입력
수정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이 1년6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양도소득세 중과(重課) 유예가 지난달 끝나면서 절세 매물은 사라진 반면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있는 단지 위주로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새 임대차보호법으로 불안했던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매매가격까지 끌어올린 탓도 있다.
중저가·재건축 단지로 매수세 유입
서울 전셋값도 상승
재건축 이주 영향 서초 전셋값 0.29% 뛰어
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첫째주(5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0.12%)보다 상승폭이 0.03%p 확대됐다.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한 ‘12·16 대책’이 나오기 직전인 2019년 12월 셋째주(0.20%) 이후 81주만에 상승폭이 가장 크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전셋값 상승 및 매물 감소 등으로 중저가 지역과 신축, 재건축 아파트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건축 추진 단지에 대한 기대감은 꺾이지 않는 분위기다. 정비사업 활성화를 공약한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으로 재건축 추진이 탄력을 받으면서 노원구 일대 집값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주 0.29% 상승하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이 상승했다.전날 노원구에선 상계동 ‘상계주공 2단지’가 재건축 첫 관문인 예비 안전진단(현지 조사)을 통과하면서 상계주공 전체 16개 단지 중 2차 관문인 정밀 안전진단 단계를 밟는 단지가 일곱 곳으로 늘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상계주공 2단지 전용 68㎡는 9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지난 5월 말 9억750만원에 신고가를 찍은 지 한 달여 만에 호가가 4000만원 넘게 올랐다. 재건축 인기 단지가 많은 강남 3구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송파구는 0.20%로 잠실 대단지와 가락동 재건축 위주로 상승했다. 서초구(0.19%)도 반포동 재건축 위주로 많이 올랐다. 강남구(0.18%)는 도곡·역삼동 중대형 면적 아파트 위주로 강세를 보였으며 재건축 단지의 선호도 두드러졌다.
무주택자 대출 규제가 완화되면서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외곽지역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도봉구(0.16%)는 상대적으로 값이 싸다 여겨지는 쌍문·창동·도봉동 구축 단지 위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영등포구(0.14%)는 신길동 구축과 대림동 아파트 위주로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수도권에서도 교통 확대 등 호재가 있거나 비교적 저가로 인식돼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지역의 상승폭이 컸다. 경기도에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정차 기대감이 있는 안양 동안구(0.93%)가 비산·평촌동 역세권 위주로 상승했다. 군포시(0.76%)나 의왕시(0.73%)는 인접지역 대비 저가 인식이 있는 동네가 강세다. 오산시(0.71%)는 오산·부산동 구축 위주로 오르는 중이다.인천에서도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구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오르고 있다. 계양구(0.62%)·서구(0.46%)·중구(0.43%) 등의 집값 상승폭이 가팔랐다.
지방은 0.18%로 지난주(0.20%)보다 다소 하락한 가운데 5대 광역시(대전·대구·광주·부산·울산)도 0.22%에서 0.19%로 0.03%포인트 줄었다. 전주 0.03% 내리며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던 세종은 이번주 0.01%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회복했다. 서울 전셋값도 0.11%를 보이며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주(0.10%) 대비 0.01%p 올랐다.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지난해 7월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오름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지난달 반포 1·2·4주구 2210가구가 재건축 이주를 시작하면서 전세 품귀 현상을 겪고 있는 서초구(0.29%)가 가장 많이 올랐으며, 노량진뉴타운 재개발로 4000가구 이상의 이주 수요가 예정돼 있는 동작구(0.14%)도 크게 상승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불을 지핀 전셋값 상승세는 경기도와 인천으로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경기도 전셋값 상승률도 전주 0.20%에서 이번주 0.26%로 상승폭이 대폭 늘었다. 시흥시(0.83%), 안산 단원구(0.50%) 평택시(0.49%) 등 중저가 단지 위주로 많이 올랐다. 인천도 0.41%에 달하는 높은 전세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