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版 마켓컬리'에 꽂힌 큰손들…네이버·스틱 등 너도나도 베팅
입력
수정
지면A26
해피프레시에 3300만弗 투자인도네시아의 식료품 배달 서비스 플랫폼 해피프레시(HappyFresh)에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네이버, 미래에셋, 국내 사모펀드(PEF)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이 3300만달러(약 380억원)를 베팅한다. 올해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하는 차량 공유 플랫폼 그랩에 이은 또 하나의 동남아시아 투자 대박 사례가 될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신선식품 배달 플랫폼 해피프레시가 진행 중인 투자 유치 라운드에 네이버, 미래에셋, 네이버-미래에셋캐피탈, 스틱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라인벤처스 등 국내 전략적 투자자 및 재무적 투자자가 대거 참여하기로 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규모는 3300만달러 수준이다. 전체 투자 유치액 6500만달러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해피프레시는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2억500만달러(약 24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2014년 10월 설립된 해피프레시는 인도네시아판 마켓컬리로 유명하다. 고객이 앱에서 필요한 식료품을 주문하면 해피프레시 장보기 직원이 대신 매장에서 장을 본 뒤 고객의 집 앞까지 배달해준다. 주문 시 상품을 받을 시간과 결제 방식도 정할 수 있다.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오토바이로 배달해준다. 고객이 주문한 상품이 품절일 때 대체 상품을 고를지, 취소할지 장보기 직원과 상의한 뒤 정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본사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있지만 인근 국가인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들어 동남아 시장 중에서도 인도네시아를 주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약 2억8000명으로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데다 동남아 국가 중에서도 소득 수준이 가장 높아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상당수 동남아 지역 스타트업이 인도네시아에서 먼저 성공한 뒤 인근 국가로 진출해 규모를 키우고 있다. 네이버도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중 전자상거래 플랫폼 부칼라팍, 최대 종합 미디어 기업 엘랑마코타테크놀로지(엠텍) 등에 투자해왔다.스틱의 투자 선구안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할지 관심이 쏠린다. 스틱은 지난해 그랩에 2억달러를 투자해 상당한 투자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