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국민 3분의 1 고객 노르웨이 통신사 미얀마서 철수

쿠데타 이후 유혈탄압 실상 알리는 이동통신 제한에 사업 악화
"몇 개월간 힘든 시기"…'군부와 거래' 레바논 투자사가 사들여
미얀마에 진출한 노르웨이 이동통신사 텔레노르가 쿠데타 이후 경영상황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철수했다. 8일 외신에 따르면 텔레노르는 이날 성명을 내고 "추가적인 사태 악화 및 최근의 상황 전개로 사업 철수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텔레노르는 1억500만 달러(약 1천203억원)에 레바논 투자사인 M1 그룹에 미얀마 내 사업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M1 그룹은 텔레노르가 미얀마에서 해오던 모든 사업과 자산을 인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텔레노르는 미얀마에 진출한 대표적 외국 기업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번 철수는 주목된다.

2014년 미얀마에서 사업을 시작한 텔레노르는 4개 이동통신 사업자 중 하나로, 전체 인구(5천400만명)의 3분의 1 가량인 1천8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쿠데타 이후 텔레노르의 이동통신 사업은 심각한 제한을 겪었다. 미얀마 유혈탄압 실상이 외부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군부가 인터넷은 물론 이동통신을 막는 경우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군부가 전화 및 인터넷 감시 장비 설치를 마무리하라면서 외국인이 포함된 이동통신사 경영진의 출국을 막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하기도 했다.

최고경영자인 시그웨 브렉케 회장도 이날 성명에서 "지난 수 개월간 미얀마에서는 직원 안전과 (당국) 규제 그리고 이에 응하는 문제 때문에 텔레노르에 계속해서 힘든 상황이 돼왔다"고 밝혔다. 한편 AFP통신은 텔레노르의 미얀마 사업을 인수한 M1 그룹이 아프리카의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이자 아시아에서도 활동 중인 MTN의 대주주라고 보도했다.

M1 그룹은 또 영국에 본부를 두고 미얀마의 인권 및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활동해온 인권단체 '버마 캠페인 UK'이 미얀마 군부와 거래한 해외 기업을 찾아 작성한 블랙리스트에도 올라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