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訪日 '막판 조율'…靑 "성과 예견된다면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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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회담 형식 등 '줄다리기'한국과 일본이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참석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방일 여부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의 회담 형식 등을 놓고 조율 작업이 긴밀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9일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참석과 관련해 “마지막까지 열린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정해진 것이 없고 대통령 방일에는 고려할 사항이 많다”면서도 “성과가 예견된다면 정상회담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앞서 스가 총리는 전날 관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방일할 경우 정상회담을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만약 방일하는 경우에는 외교상 정중하게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스가 총리는 다만 “현재 일·한(한·일) 관계는 구 조선반도 노동자(징용 피해자) 문제, 위안부 문제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선 한국이 책임감을 가지고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의 방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오는 23일 열리는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한 뒤 스가 총리와 약식회담 또는 정식회담을 하는 방안을 양국이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일본은 한국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짧은 시간 의례적인 회담으로 한정할 생각”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미국 의회 코리아스터디그룹(CSGK) 대표단을 접견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미 동맹은 한반도는 물론 세계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린치핀)이라는 인식을 한·미 양국이 공유하고 있다”며 “양국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역대 어느 정부 때보다 긴밀히 소통하면서 강력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고, 5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최상의 결실을 봤다”고 평가했다.CSGK 공동 의장으로 한국계인 영 김 의원은 “중국에 구금된 두 탈북 가족에 관심을 기울여달라”며 “한국 정부가 중국과 접촉해 이들이 남한으로 오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CSGK는 2018년 출범한 미 의회 내 한·미관계 연구 모임으로, 상·하원 의원 5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