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알고 봅시다] (16) 농구

한국 여자농구, 2008년 이후 13년 만에 본선 진출
3대3 농구 정식 종목 채택으로 금메달 수 4개로 늘어
농구는 1936년 베를린 대회에서 처음 남자 경기가 올림픽 정식 종목에 채택됐고, 여자부는 1976년 몬트리올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이후 줄곧 남녀 1개씩의 금메달이 걸려 있던 올림픽 농구는 이번 도쿄 대회에서 금메달 수가 4개로 늘었다.

바로 3대3 농구가 이번 대회에 정식 종목으로 열리기 때문이다.

배구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실내 배구 이외에 비치발리볼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고, 이번 대회부터는 3대3 농구도 올림픽 무대에 오르게 됐다. 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핸드볼에서도 비치 핸드볼의 올림픽 정식 종목을 추진 중이다.

이번 도쿄 올림픽 5인제 농구는 남녀 각 12개국이 출전하며 3대3 농구에는 남녀 각 8개 나라가 메달 경쟁을 벌인다.

대회 일정은 3대3 농구가 올림픽 개막 다음 날인 24일부터 28일까지 열리고, 5인제 농구는 남자부가 25일부터 8월 7일, 여자부는 26일에 시작해 8월 8일까지 진행된다. 경기 장소는 5인제 농구가 사이타마 수퍼 아레나, 3대3 농구는 도쿄의 아오미 체육공원이다.
우리나라는 이 가운데 여자 5인제 농구에만 출전권을 획득했다.

한국 남자 농구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를 마지막으로 올림픽 본선에 나가지 못하고 있으며, 이번에 처음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열리는 3대3 농구에도 우리나라는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다. 여자농구도 2012년과 2016년 올림픽에 나가지 못한 한국 농구는 2008년 베이징 대회 여자부를 마지막으로 '올림픽 구경꾼' 신세였다가 이번에 여자 농구가 13년 만에 올림픽 티켓을 따내면서 '지구촌 스포츠 축제'에 동참하게 됐다.

여자농구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스포츠 역사에 의미 있는 이정표를 남겼다.

바로 전주원(49) 우리은행 코치가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에 선임돼 한국 올림픽 단체 구기 종목 사상 최초의 한국인 여자 사령탑이 됐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올림픽 단체 구기 종목에 여성 감독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유일했는데 당시 캐나다 국적의 새러 머리가 지휘봉을 잡았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농구를 4강에 올려놓고, 당시 쿠바와 경기에서 트리플더블을 달성하기도 한 전주원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경험을 잘 쌓아야 한다"며 "이번 올림픽이 한국 여자농구가 다시 아시아권에서 명성을 떨치게 되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농구연맹(FIBA) 세계 랭킹 19위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스페인(3위), 캐나다(4위), 세르비아(8위)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최소한 1승을 따내 조 3위를 해야 8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이번 대회에는 12개 나라가 나와 3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인 뒤 각 조 상위 2개국이 8강에 오르고, A∼C조 3위 팀들의 성적을 비교해 조별리그 성적이 더 좋은 2개 나라가 8강에 합류한다.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한국은 세계 8강 이상의 나라들을 상대해 1승을 거두기 쉽지 않지만 전주원 감독은 "신장에서 열세인 만큼 스피드에서 상대보다 나아야 한다"며 "스피드와 조직력을 기본으로 내외곽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여자농구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 우리나라 단체 구기 종목 사상 최초의 올림픽 은메달을 따낸 종목이다.

당시 같은 대회에서 여자 핸드볼도 은메달을 땄지만 농구가 이틀 빨리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단체 구기 종목 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여자 배구 동메달, 첫 금메달은 1988년 서울 대회 여자 핸드볼이다.

최근에는 한국 여자농구 국제 경쟁력이 많이 약해졌지만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뛰는 박지수(KB)와 베테랑 김정은(우리은행), 김단비(신한은행), 2020년 2월 올림픽 최종 예선 베스트 5에 선정된 박혜진(우리은행)과 최근 기량 증가가 두드러진 강이슬(KB), 박지현(우리은행), 신지현(하나원큐) 등이 조직력을 살리며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본선 1승과 8강 진출까지는 기대할 만도 하다.
남자 농구는 케빈 듀랜트(브루클린), 데이미언 릴러드(포틀랜드) 등 미국프로농구(NBA) 정상급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린 미국이 4연패를 달성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개최국 일본은 하치무라 루이(워싱턴), 와타나베 유타(토론토) 등 현역 NBA 선수 2명에 미국에서 귀화한 게빈 에드워즈 등으로 최근 가장 강한 전력을 구축했지만 스페인, 아르헨티나, 슬로베니아 등 강팀들과 한 조에 묶여 '1승'이 당면 과제가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