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민 항체 보유율 0.52%→0.85%…"확진자 증가 영향"(종합)

입영 장정 항체 양성률 0.25%…확진 안 된 '조용한 감염자'도 4명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수도권 지역 주민 4천여 명을 조사한 결과, 0.85%가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체 양성자는 아직 1%에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 1월 조사 결과보다는 늘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 의료기관을 방문한 4천1명을 조사한 결과, 총 34명(0.85%)이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항체는 감염병을 앓고 난 뒤 면역이 생겼다는 일종의 증거로, 이번 조사는 과거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항체가 형성됐는지 여부를 본 것이다. 항체가 확인된 34명의 지역을 보면 서울 13명, 경기 20명, 인천 1명 등이었다.

조사 대상자 대비 항체 양성자를 계산한 항체 양성률은 0.85%로, 올해 1월∼3월 수도권 지역 주민 5천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양성률 0.52%보다 0.33%포인트(p) 높다.

단순 계산하면 1.6배 수준이다.
방대본은 "전문가 자문 결과, 수도권 항체 양성률이 증가한 부분은 그간 수도권 지역 내 환자 증가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도권의 유행 확산세를 고려하면 확진자가 통계 수치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6월 중 항체 양성률이 2월에 비해 1.6배(로) 증가했지만 항체가 형성되는 데 약간의 지연시간이 있기 때문에 3월∼6월 초중순까지 그렇다는 것이고 더 증가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특히 최근 수도권의 확진자 급증세에 대해 "역학조사 미흡보다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계층을 중심으로 한 활동성 증가, 여러 가지 방역 수칙 부족 등이 원인이 되지 않았나 판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20대 젊은 남성들이 많은 군 입영 장정의 경우, 항체 보유율이 0.25% 수준이었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5월 17일부터 31일까지 약 보름간 육군 훈련소 입영 장정 3천239명을 대상으로 항체 보유 여부를 확인한 결과, 총 8명이 항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8명 가운데 4명은 기존에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4명은 그간 진단받지 않은 경우였다.

진단받지 않은 4명은 감염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입대한 것으로 보인다.

군 입영 장정을 대상으로 한 항체 조사 결과는 기존 집계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작년 9∼11월, 작년 12∼올해 2월 등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만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항체 양성률이 0.31%(9천954명 중 31명), 0.20%(1만253명 중 21명) 등이었다.

방대본은 "군 입영 장정 조사 대상 가운데 미진단 감염자가 4명으로 0.12% 수준"이라며 "이들이 여전히 존재함에 따라 수도권 지역 및 젊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방역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충분한 (수준의)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면역'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철저한 개인위생 수칙 준수 등 방역 수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며 국민 개개인의 협조를 당부했다. 방역당국은 올해 하반기까지 유행 지역을 포함해 전국적인 항체 조사를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