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검찰, 공군 법무실장 밤샘 집중조사…신병처리 고심

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의 신병처리를 두고 군검찰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0일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부 검찰단은 전날 오후 전 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해 자정을 넘겨 조사를 이어갔다. 조사에서는 전 실장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단은 지난달 16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전 실장의 사무실과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전 실장 본인의 입회 거부 등으로 한 달 가까이 압수물 포렌식을 진행하지 못했다.

전 실장에 대한 참고인 조사와 휴대전화 포렌식이 이뤄지면서 공군 법무실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조사 내용과 포렌식 결과에 따라 참고인 신분으로 내사를 받는 단계인 전 실장이 피의자로 전환될지도 주목된다.

국방부는 지난달 1일부터 진행한 성추행 사망 사건 관련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정작 부실 초동수사의 '윗선'으로 지목된 전 실장을 포함한 공군 법무실에 대한 내용은 빠졌다.

합수단 관계자는 "중간수사 결과 발표에서 제외된 것이 초동수사 부실, 공군본부 법무실과 공보정훈실"이라며 "추후 집중적으로 수사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전 실장은 지난 3월 발생한 성추행 사건의 초동수사를 맡았던 공군 제20전투비행단 군검찰 등을 총괄하는 상부 조직인 공군 법무실의 수장이다.

이에 부실수사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왔다.

부실변론 혐의로 조사를 받는 국선변호사도 공군 법무실 소속 단기 법무관이다. 검찰단은 4월 7일 제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이 가해자 장모 중사를 강제추행혐의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군검찰에 송치한 이후 군검찰의 초동수사 과정에서 부실수사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20비행단 군검찰은 피해자인 이모 중사 사망 이후 9일 만이자 사건 송치 54일 만인 5월 31일에서야 가해자 조사를 했다.

특히 5월 31일은 언론보도로 사건이 알려진 날로, 파문이 예상되자 뒤늦게 부랴부랴 조사한 정황이 의심되는 등 부실수사가 확인된 상황이다.

이에 군검찰은 20비행단 군감찰 등을 총괄하는 공군 법무실의 수장인 전 실장이 이 과정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개입한 정황이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사 사망 이후 공군참모총장 등에 대한 보고 과정에서 전 실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이른바 '군사경찰' 라인으로 분류되는 20비행단 군사경찰대대와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에 대한 부실수사와 허위·축소 보고 의혹은 그나마 수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사건 송치(4월 7일) 이후 두달 가까이 사건을 담당하던 20비행단 군검찰에서 군검찰 상부조직인 공군 법무실에 이르는 수사 기간 보고·지휘체계는 사실상 아무런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특히 군검찰에서 사건을 수사 중이던 상황에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면 상부까지 '직보'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와 관련 합수단 관계자도 사망 직후 공군 법무실과 공군검찰 간 보고 체계를 묻는 질의에 "현재 수사 대상"이라며 관련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공군 법무실에서 지정한 국선변호사가 법무실 소속 단기 법무관으로, 여성을 우선 배정하도록 한 기본적 매뉴얼도 지키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만큼 전 실장이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처분과 별개로 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