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빅데이터 기업엔 투자 말란 소리"…또 '공산당 리스크' [강현우의 차이나스톡]

디디추싱의 미래 앞으로 어떻게 될까

중국 기업 특유의 정부 리스크가 다시 부상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소개해 드렸던 디디추싱이 상장 이틀 만에 국가 안보를 이유로 조사 대상에 올랐습니다. 6월에 미국에 상장했던 중국 기업 두 곳도 같은 이유로 조사 리스트에 올랐습니다. 이번 디디추싱 사태는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중국이 내세우는 국가안보가 결국 미중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있고요, 또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중국 정부의 견제 강화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해외 상장 기업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리스크는 한 층 더 커졌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Q1. 디디추싱이 뉴욕증시에 상장하자마자 된서리를 맞았죠?네. 먼저 시청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려야겠습니다. 바로 지난주에 디디추싱이 1분기에 흑자로 전환했다는 소식을 비롯해서 상당히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 소개를 해드렸는데 이렇게 중국 당국의 직접적인 타깃이 되고 말았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죄송합니다.

오늘은 먼저 디디추싱에 대한 당국의 조치부터 순서대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중국 인터넷 관련 규율을 총괄하는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CAC가 이번 조치를 주도하고 있는데요. CAC는 금요일이었던 지난 2일 밤 디디추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국가 안보와 공공 이익을 지킨다는 명목이고요, 조사하는 동안 디디추싱의 신규 이용자 모집을 중단시켰습니다.


중국의 관련 규정인 인터넷 안보 심사 방법은 이런 조사를 하면 원칙적으로 45일 이내에 끝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 달 반은 신규 이용자 모집을 못 하는 걸로 봐야 할 듯 하고요, 또 45일은 권고사항일 뿐이어서 무한정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그런데 CAC는 여기서 더 나가서 일요일인 4일에는 중국 내 모든 앱 장터에서 디디추싱 앱을 내리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애플 앱스토어나 삼성 갤럭시 스토어를 가보면 디디추싱 앱이 전부 사라졌습니다.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한 지 이틀 만에 공개적으로 추가로 앱 삭제 명령을 내린 걸 보면 중국 정부가 자기들이 주장하는 데이터 국외 유출에 대한 근거를 잡은 것이란 해석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Q2. 디디추싱에 대한 조사 이유가 국가안보라고요?

네. 인터넷 기강을 담당하는 CAC는 디디추싱에 추가로 월요일인 지난 5일 플랫폼 세 곳을 국가안보 조사 대상으로 올렸습니다.한 곳은 한국으로 치면 사람인 같은 구인구직 플랫폼인 보스즈핀, BOSS즈핀입니다. BOSS즈핀은 칸준이라는 회사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른 두 곳은 만방이라는 기업이 운영하는 윈만만과 훠처방이라는 플랫폼입니다. 이렇게 기업으로는 칸준과 만방, 두 곳이 타깃이 됐습니다. 만방은 디디추싱이나 우버가 하는 승차호출업을 트럭 화물 운송 서비스에 적용한 기업입니다. 윈만만이나 훠처방 플랫폼에서 화물주가 화물과 목적지를 넣으면 운송업체가 경합해서 주문을 따내는 방식의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국가안보 조사 대상이 된 기업들의 공통점은 최근에 뉴욕에 상장한 기업이라는 점입니다. 뉴욕에 상장한 것 자체를 문제로 삼은 것인지, 이 부분은 조금 이따가 다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디디추싱과 만방의 공통점은 초정밀 지도를 바탕으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라는 점입니다. 중국은 일반 도로나 버스 정류장은 물론이고 민간 상업 시설인 주유소나 랜드마크 빌딩들도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중요 정보로 규정합니다. CAC는 이런 중요 정보를 중국 외부로 가져가려면 반드시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말씀을 드리면 중국에 갖고 들어갈 수 없는 물건 중에 지도가 있습니다. 대만을 독립 국가로 표기한 지도가 대중에게 공개되면 안 된다는 게 이유라고 하는데, 어떤 지도든 간에 일단 지도라면 무조건 반입을 차단하는 것만 봐도 중국이 영토 문제를 얼마나 민감하게 다루는 지 알 수 있습니다.
Q3. 뉴욕, 즉 미국 증시에 상장한 게 문제가 되는 건가요?

이번에 조사 대상이 된 BOSS즈핀을 운영하는 칸준은 6월11일에 나스닥에 상장했습니다. 또 만방은 6월22일에 뉴욕증권거래소, NYSE에서 기업공개를 했습니다. 이번에 디디추싱도 NYSE에 상장했고요.

칸준과 만방이 상장할 때도 상당한 화제가 됐습니다. 칸준의 주가는 상장일에 공모가 19달러의 두 배인 37달러로 마감했습니다. 당국 조사 발표 직전인 지난 2일 주가는 36달러였고요. 시가총액은 145억달러, 약 16조원이었습니다.

만방은 공모가가 주당 19달러였고 상장 당일 20%가량 올랐습니다. 지난 2일 주가는 다시 공모가 수준인 19달러로 내려왔고 시가총액은 200억달러, 약 22조6000억원이었습니다.

디디추싱과 칸준 그리고 만방은 우선 아주 최근에 상장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또 다른 공통점으로는 주요주주를 들 수 있습니다. 디디추싱의 주요 투자자 중에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미국 우버,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가 있습니다. 또 칸준의 3대주주는 텐센트이고 만방의 2대주주는 소프트뱅크입니다. 중국 당국의 조사로 소프트뱅크와 텐센트가 상당한 손실을 보게 된 겁니다.

공산당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디디추싱의 2대주주 소프트뱅크와 3대주주 우버가 외국 기업이라는 것으로도 국가안보 관련 조사를 받을 만 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은 원칙적으로 외국인과 외국기업이 중국 기업을 소유하는 걸 금지합니다. 그래서 해외 투자자들은 주로 홍콩을 경유해서 중국 기업에 투자합니다. 그런데 디디추싱은 좀 특이하게 우버가 직접 10% 정도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를 이제까지 묵인해 준 것만 해도 디디추싱이 그동안 상당한 특혜를 받고 있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Q4. 뉴욕 상장과 국가안보가 어떤 관계가 있죠?

국가안보 문제와 미국 상장을 연결시켜보면 이 기업들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확보한 방대한 소비자 정보를 갖고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게 중국 정부로서 부담이 됐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기업이 기업공개, IPO를 할 때는 수백 장에 달하는 증권신고서를 작성해서 감독당국에 제출해야 합니다. 투자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경영 현황과 강점 약점 리스크 등등을 아주 자세하고 거짓없이 써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디디추싱이나 다른 기업들이 개인정보라든지 중국 정부가 민감해하는 도로정보 같은 걸 미국에 넘겼을지는 여전히 의문이긴 합니다. 디디추싱은 중국에서 확보한 정보는 모두 중국 내에 보관하고 있고 유출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습니다.

Q5. 중국이 자국 기업들에게 홍콩이나 상하이 상장을 독려한다는 얘기도 있었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본격화된 이후 중국이 자국 빅테크들에 당국이 통제 가능한 홍콩이나 상하이 증시 상장으로 가도록 은근한 압력을 행사한다고 보는 분석이 많아졌습니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밀어붙이면서 홍콩이 글로벌 금융허브 지위를 잃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는데,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홍콩증시에 대형주들이 상장해 줘야 하는 상황이고요.
또 중국도 한국처럼 최근 수년 동안 집값이 너무 올라서 부동산시장을 억누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작년에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유동성이 대량으로 풀려서 증시가 많이 뛰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정부가 집값 상승으로 분노한 국민들을 달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주가를 띄운다는 음모론 내지는 루머가 있었는데 중국도 마찬가지라고 하겠습니다.

중국은 게다가 원칙적으로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투자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증시 상승세를 누리려면 홍콩이나 상하이에 유망한 기업들이 계속 들어가줘야 한다는 겁니다.


Q6. 중국이 여기에다가 해외 상장 기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지침을 내놨죠?

네. 디디추싱 조사를 발표한 뒤 나흘째인 6일에는 공산당과 국무원이 ‘법에 근거한 증권 위법 활동 엄격 단속 의견’이라는 걸 내놨습니다. 여기서 의견은 지침이랑 비슷한 뜻이고요, 중국에선 사실상 법적 효력을 갖습니다.

이 지침은 총 30조로 구성돼 있는데 표면적으로 내세운 목표는 증권범죄 관련 법 제도를 완비하고 개방적 자본시장 생태계를 형성하자는 겁니다. 이 30조 가운데 두 개 조항이 해외 상장 기업을 통제하는 내용입니다. 하나는 해외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한 감시 시스템을 확립하겠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국경을 넘는 정보 이동을 통제하고 해외 상장 기업에 비밀 유지 의무를 부과한다 이렇게 정보를 통제한다는 겁니다.

이런 지침이 나오자 디디추싱을 비롯한 미국 상장 중국 기업들 주가가 일제히 폭락했습니다. 지난 6일 기준 디디추싱 주가가 20% 가까이 폭락했고요 칸준도 16% 빠졌습니다. 만방과 바이두 징둥 알리바바 같은 기업들 주가도 대거 하락했습니다.

Q7. 미국에선 중국을 겨냥해서 외국회사책임법이라는 법을 추진하고 있죠. 이것과 중국이 새로 내놓은 지침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거 아닌가요?

네. 맞습니다. 미국은 자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회계를 직접 감사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작년 말 외국회사책임법이라는 법안을 통과시켰고요 이르면 2024년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미국에 상장한 기업들은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의 감독을 받으라는 내용입니다. 현재는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은 중국 증권감독위원회에서만 회계감독을 받으면 됩니다. 미국이 직접 감사하게 된다면 기업 정보가 아무래도 미국으로 더 많이 넘어가게 되겠죠.

반면에 중국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정부의 승인 없이는 자국 회사가 외국에 회계를 포함한 모든 정보를 제공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해외 상장 기업 감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나선 건 미국의 방침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4년까지 두 나라가 일정한 합의를 하지 않으면 중국 기업들이 뉴욕증시에서 대거 퇴출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작년부터 알리바바 징둥 바이두 이런 미국 상장사들이 홍콩에 2차로 상장을 한 건 이런 배경이 있다고 해석됩니다.

최근에 알리바바그룹 계열사인 자전거공유업체 헬로바이크와 텐센트가 투자한 메타버스 소셜미디어 소울게이트가 뉴욕 상장 절차를 중단했는데, 여기에도 중국 정부의 지침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디디추싱 지배구조
Q8. 상황이 이런데도 디디추싱은 왜 굳이 뉴욕행을 고집했을까요?

첫 번째는 지금이 상장할 타이밍이라는 판단했을 것이고요, 두 번째는 당국을 무마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프트뱅크 같은 기존 투자자들의 압박도 분명히 있었을 겁니다.

중국 매체들 보도를 보면 중국 감독당국은 이미 4월에 디디추싱에게 뉴욕 상장을 포기하라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디디추싱은 홍콩과 뉴욕을 놓고 계속 고민하다가 3월쯤에 뉴욕행을 결정했습니다. 홍콩증시에 비슷한 승차호출업을 하는 경쟁사가 상장 신청을 했는데 몇 달이 지나도록 승인이 안 떨어지는 걸 보고 뉴욕 상장으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홍콩거래소는 중국 승차호출산업 규제에 불확실성이 많다고 보고 상장 심사를 계속 지연한 겁니다.

감독당국이 디디추싱에게 상장 시기가 아니라고 경고한 현장은 중국의 공정거래위원회인 시장감독관리총국과 인터넷정보판공실, CAC와 세무총국이 합동으로 연 회의 자리였습니다. 이 세 감독기구는 디디추싱과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플랫폼 기업 34곳을 한 자리에 불러모아놓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라는 행정지도를 했습니다. 디디추싱에게는 "홍콩도 안 되는데 미국이 되겠냐"고도 했다고 합니다.

작년 11월에 알리바바그룹의 핀테크업체 앤트그룹 상장이 상장일 이틀을 앞두고 전격 중단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앤트그룹은 홍콩과 상하이에 동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당국이 전격 중단시킨 겁니다.

디디추싱이 뉴욕을 선택한 건 이런 리스크도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당국이 경고하든 말든 일단 상장을 해서 자금을 확보하자는 방침을 세운 거죠. 상장에는 성공했지만 중국 기업으로서는 피할 수 없는 정부 리스크가 결국 현실로 다가온 셈입니다.


Q9. 디디추싱이 당국이 말리는데도 뉴욕행을 선택할 정도로 배경이 탄탄한가요?

디디추싱은 2015년 텐센트가 투자한 디디다처와 알리바바가 투자한 콰이디다처가 합병해서 탄생한 회사입니다. 디디다처 창업자인 청웨이가 회장이고요, 콰이디다처에서 최고운영책임자를 맡았던 류칭이 현재 디디추싱 사장입니다.

류칭의 아버지는 류촨즈라는 사람인데, 세계 최대 PC업체인 레노버를 창업한 그 사람입니다. 류촨즈는 중국에서 성공한 기업인 다수가 그렇듯이 공산당원입니다. 당원이 아니었다면 레노버가 그렇게 정부의 지원을 전폭적으로 받으면서 성장하기도 어려웠을 것이고요. 류칭이 당원인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인으로 존경 받는 류촨즈의 딸에다가, 베이징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에 하버드대에서 석사까지 받았고 골드만삭스 차이나에서 전무까지 한 류칭은 중국에서 인지도도 높고 영향력도 있는 인물로 꼽힙니다. 다소 내향적인 회장 청웨이를 대신해서 대외 업무는 류칭이 도맡아 하기도 하고요. 그러니 류칭의 꽌시는 보통이 아닐 겁니다.

디디추싱은 현재 중국에서 시장점유율 90%를 넘는다고 하는데, 이렇게 성장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2016년 우버차이나를 인수한 사건입니다. 그 뒤로는 특별한 경쟁 없이 성장세를 유지했고요. 정부의 지지가 없었다면 디디추싱이 독점적 사업자가 되는 것도 역시나 쉽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 당국이 말려도 뉴욕행을 밀어붙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당국 조사가 본격화된 후에는 류촨즈마저 배신자로 매도 당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류칭의 할아버지이자 류촨즈의 아버지가 반체제 인사였다든지 류촨즈가 2019년 다소 갑작스럽게 은퇴한 게 디디추싱의 미국 상장 이후 닥칠 고초를 예상해서였다든지 등등의 지라시성 기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Q10. 글로벌 투자자들 반응은 어떤가요?

앤트그룹 상장 중단과 비교해 보면 당시에는 중국 기업들의 정부 규제 리스크가 크게 부각됐었는데, 이번 디디추싱 사태는 무대가 미국이고 상장까지 한 상태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디디추싱 기업 자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과 분노도 상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디디추싱이 상장일을 6월30일로 정한 게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가 있는 7월1일에 맞춘 것이라는 분석도 합니다. 창당 100주년 행사에 온 국민적 관심을 집중시켜야 하는 시점에서 공산당이 디디추싱 상장 전격 중단 같은 빅 뉴스를 터뜨리진 않을 것이란 계산이 깔려있었다는 거죠. 정부의 조사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얘깁니다.

미국에선 로펌 세 곳이 디디추싱을 상대로 주주들을 대표해 집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상장 전에 투자자들에게 이런 위험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디디추싱이나 다른 미국 상장 중국 기업들에서 발을 뺄 거란 전망이 대세이긴 합니다. 중국이 해외 상장 기업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나섰으니 더더욱 투자 매력은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디디추싱 사태가 주는 메시지는 '앞으로 빅데이터를 다루는 중국 기업에는 투자하지 말라'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중국은 2025년까지 전세계 데이터의 3분의 1을 장악하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목표를 달성할지 자세한 계획을 내놓진 않았는데, 디디추싱을 이렇게 조사하는 게 아마 목표 달성 수단이지 싶습니다.그럼 어떤 중국 기업이 남느냐가 문제인데요, 저는 이번 사태로 중국 기업은 결국 전기차 반도체 바이오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전기차 신세력이라고 불리는 웨이라이, 니오와 샤오펑 리샹 모두 뉴욕증시 상장사이고 고객 운행 정보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디디추싱이랑 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적어도 중국 내에서는 테슬라한테서 전기차 주도권을 상당 부분 빼앗아오고 있는 만큼 정부가 당분간은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배려해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