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농촌학교를 희망의 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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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의견·투고 받습니다.오늘날 농촌에 젊은이들이 유입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직장이나 소득보다 ‘자녀교육 입시 문제’ 때문이다. 학생들을 입시 지옥에서 해방시키고자 도입한 학교평준화가 과거 명문학교를 대신한 ‘신명문학군’을 탄생시켰다. 명문학교 입학을 위한 학생의 입시 지옥을, 신(新)명문학군을 갈망하는 학부모들의 ‘입지 지옥’으로 바꿔놓은 셈이다. 농촌지역 주민은 자녀의 명문대학 입학을 통한 사회적 신분 상승을 기대할 수 없을 만큼 경제적·지역적으로 소외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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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농촌과 중소도시에 폐교 위기에 놓인 작은 학교가 1000개 이상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1면 1개교를 유지한다는 게 국가의 교육정책이었지만 지켜지지 않은 지 오래다. 도·농균형발전은 예산만 쏟아붓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다행히 우리 농촌에서 함께하는 작은 학교의 성공 사례가 나오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를 농촌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학부모 주택 제공 및 일자리 알선 △학생 특성화 교육 △전교생 해외연수 및 장학금 수여 △학부모를 위한 문화, 의료, 복지 분야 원스톱 서비스 구축 등이 지방자치단체의 협조와 민간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그 결과 서울 등 대도시에서 학생들의 지원이 늘고 출산으로까지 이어져 마을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적절한 조건이 주어지면 도시로부터 농촌으로의 전입 수요가 폭발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지역교육공동체’라는 새로운 교육 모델을 제시, 폐교 위기의 작은 학교들이 연합해 교육프로그램도 같이 개발하고 상호 교환방문도 하고 있다.
교육뿐만 아니라 주거, 일자리, 문화, 경제, 귀농·귀촌 등 분야에서 협력 구조를 구축해 농촌학교를 희망의 공간으로 함께 만들자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 농촌을 교육에서 소외된 지역으로 내버려 둘 것이 아니라 교육 보장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제시하고 지원해야 한다.
정석윤 <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