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파트 매매·전셋값 급등…분양가도 사상 최고

올해 17개 시도 중 전셋값·매매가 상승률 각각 1·2위
3.3㎡당 평균 분양가는 올들어 2천573만원으로 '껑충'
제주도의 올해 아파트 매매·전세·분양 가격이 동반 급등하고 있다. 12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시도별 변동률 통계에 따르면 제주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7월 첫째 주까지 10.82% 상승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인천(12.35%)에 이어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두 번째로 높다.

지난 5월 셋째 주에는 아파트값 상승률이 1.17%로, 부동산원이 2012년 5월부터 제주도 아파트값 변동률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주간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또 올해 들어 이달 첫 주까지 제주 아파트 전셋값은 9.33%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제주 아파트 매매가와 전셋값이 각각 1.30%, 0.59%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제주도가 지난 몇 년간 집값이 하락세여서 현재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크고, 비규제지역이다 보니 제주시 노형동, 연동, 아라동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며 "매맷값이 전셋값을 끌어올리고, 서귀포시에서는 풍선효과에 따른 '키 맞추기'도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주도에 거주하지 않는 외지인이 제주 아파트를 매입한 비율은 2017년 23.1%, 2018년 17.8%, 2019년 15.7%로 하락세였다가 지난해 19.0%로 반등한 데 이어, 올해 1∼5월에는 25.6%로 껑충 뛰었다. 제주시 노형동 중흥에스클래스 전용면적 84.9963㎡는 지난달 29일 7억1천만원(6층)에 팔려 처음으로 7억원을 넘으며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노형동 부영2차 전용 45.9078㎡ 지난달 5일 3억5천만원(5층)에 매매 계약돼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이 단지 근처에서 영업하는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대표는 "현재 시세는 3억5천만∼4억원에 형성돼있다"며 "전세 시세도 올해 들어 가장 높게 거래된 2억2천만원을 넘어 현재 2억3천만원이 시세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제주도에는 원래 도심지에 아파트가 많지 않다가 얼마 전부터 제주시 노형동과 서귀포시 혁신도시(서호동)를 중심으로 아파트촌이 형성되고 있다"며 "서귀포시에 대규모로 들어선 제주영어교육도시도 제주 아파트의 매매·전세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귀포혁신도시 엘에이치2단지 전용 84.9㎡는 지난달 15일 5억5천만원(10층)에 매매 계약돼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 단지 내 중개업체 사장은 "아파트값 금액대는 제주시가 높지만, 상승률은 서귀포시가 더 높다"며 "작년 10월과 올해 1월 서울에서 단체로 투자자들이 몰려와 엘에이치 아파트 매물을 싹쓸이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매맷값과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새 아파트 분양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제주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2019년 1천273만원, 작년 1천646만원에 이어 올해 2천573만원으로 대폭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제주시 연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연동센트럴파크'는 3.3㎡당 평균 분양가격이 2천750만원으로 제주도 역대 평균 분양가 중 가장 높았다.

반면 제주시 분양 물량은 2019년 1천498가구, 지난해 997가구, 올해 610가구로 감소세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제주 아파트값 상승과 연동해 전세가와 분양가도 오르는 것"이라며 "제주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 주택 수요의 부침이 있고, 이에 따른 거품 우려도 제기되는 만큼, 현시점에서 투자는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