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빅데이터 통합플랫폼으로 재난 대비해야

아날로그 방식의 원격제어는 세금 낭비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운영 도입해야
글로벌 SOC 수주에도 첨병 역할 가능

안종율 이엘 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지능형물관리협동조합장
재난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이맘때면 홍수나 산사태 피해가 잇따른다. 기후변화가 피해 양상을 더 키운다. 대책은 늘 사후약방문이다.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대한민국이 앞서가는 정보기술(I)에 해답이 있다. 바로 재난안전 빅데이터 플랫폼이다.

국가나 지방의 하천, 교량, 터널, 철도, 교통신호 등을 통합해 모든 재난을 인공지능(AI)이 빅데이터 통합플랫폼을 통해 자율적으로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만이 각종 재난 재해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길이다. 지난해 구례, 하동의 홍수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만은 없다. 지금 당장 정부의 재난안전 상황실에 국내의 모든 강, 하천, 교량, 터널, 철도, 교통신호 제어를 인공지능이 자율적으로 예측 통합 관리하게 하는 재난안전 빅데이터 통합플랫폼 관제센터를 운영해야 한다. 국제 표준에 맞는 통합플랫폼이 구축되면 국내 재난 대비는 물론 해외 SOC(사회간접자본) 수주전의 첨병으로 활용할 수 있다. 유엔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프로그램과 연계하면 지구촌의 재난안전 문제에 관한 선도적 역할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이 되는 셈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재난안전 빅데이터 통합플랫폼 구축 기술 개발은 어디까지 왔을까. 하천 홍수를 예로 들어보자. 농림축산식품부가 2001년부터 4765억원의 예산을 들여 농업용수관리자동화(TM/TC : TeleMetering/ TeleControl)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장시설물의 상태를 원격계측(TM : TeleMetering)해 중앙관리소에서 관리자가 컴퓨터 모니터로 현장 상태를 보고 판단, 원격제어(TC : TeleControl)하는 관리자 중심의 방식이다.

그러나 강우와 함께 동반되는 낙뢰로 인한 잦은 통신두절로 원격관리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데이터 오류로 인한 시설물 오작동으로 안전사고의 위험성도 높다. 특히 현장의 열악한 환경으로 시스템의 잦은 고장이 발생하고 비규격화로 통합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게 4차 산업혁명 기반의 자율운영 방식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자율운영 시스템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모바일 기술이 적용된 원격단말장치(RTU)를 활용한다. 이 장치를 시설물에 탑재해 스스로 시설물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 고장 발생 후 조치가 아닌 사전예측 조치함으로 365일 지속가능한 유지관리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다. 또 강우예보나 상하류 수위정보 등 유관기관 정보를 수집해 현장의 수위 변화와 비교 분석 판단, 강우량에 따라 탄력적으로 자율운영해 예측할 수 없는 국지성 집중호우에 대응할 수 있다.

국가 하천 홍수관리 시스템은 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의 자율운영 방식으로 전환하는 게 마땅하다. 아직도 3차 산업혁명 시대의 TM/TC 방식만 고집함으로써 직접적인 홍수 피해뿐 아니라 전체 국민의 혈세도 낭비되고 있다. 최근에 발생한 광주 건물 붕괴 사고 같은 후진국형 사고로 인해 더 이상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