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잡는다더니"…강남발 아파트값 폭등세 수도권 전역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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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오르면 외곽지역 '키맞추기'강남발(發) 집값 오름세가 서울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서울 곳곳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인근 경기·인천에서도 아파트값이 폭등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압구정 한양 210㎡ 2년새 22억원 뛰어
도봉 아파트값 6개월만에 17%↑·노원 16%↑
폭등하는 강남 아파트값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값은 최근 8주 연속 0.1%대 상승률을 이어가며 오름폭을 키워나가는 중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4월 재보궐선거로 인한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반등하면서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강남권 고가 단지가 급등하면 뒤이어 외곽의 중저가 아파트도 키맞추기 하는 형세다. 서울 전지역이 도미노처럼 집값 상승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권 재건축 추진 아파트값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가격 천장을 크게 높여 놓자 비강남권 아파트값이 아직 저렴하다고 느껴지는 착시현상이 있다"고 분석했다.강남권 초고가 아파트값은 중형면적 기준 평균 20억원 가까이 뛰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주택동향 통계에 따르면 강남구의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2335만원이다. 2년 전(1천770만원)과 비교하면 564만원 올랐다.
국민주택 규모인 84㎡ 아파트로 따지면 2년 사이 약 15억원에서 19억8000만원으로 5억원 가깝게 폭등한 셈이다.이어 서초구의 ㎡당 아파트값이 2074만원, 송파구가 1699만원으로 조사됐다. 송파구는 2년 전(1181만원) 대비 84㎡ 아파트값이 10억원에서 14억4000만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서초구는 2년 사이 13억2000만원에서 17억600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8차 전용면적 210㎡는 최근 66억원(15층)에 팔렸다. 2년 전 거래가인 43억8000만원(15층)보다 22억2000만원이나 올랐다.
서울 외곽서 경기·인천까지 '키 맞추기'
강남지역서 아파트값 급등세가 감지되면서 외곽지역에서도 연일 신고가 거래를 기록하고 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가 있는 경기·인천지역도 불장이다.올 상반기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크게 뛴 지역 중 하나인 도봉구는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최근 6개월새 무려 17.5% 뛰었다. 노원구 16.1% 동작구 12.9%, 구로구 11.7%, 강동구 11.4% 등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가팔랐다.대부분은 20~30대 실수요자들이 '패닉바잉'(공황구매) 현상을 보이는 지역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해보면 상계주공6단지 전용 58㎡는 지난 6일 9억원(12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역대 가장 높은 가격이다. 작년 말만 해도 6억원 중반대면 살 수 있었던 주택형이다.
그나마 서울 외곽에서 매매하지 못하고 더 멀리 밀려난 이들은 경기·인천 등의 집값을 끌어 올리고 있다. 부동산원의 주간 통계 기준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광역시·도는 인천(12.35%)과 경기(10.81%)로, 서울(2.45%) 상승률의 4.4∼5.0배에 달한다.경기의 경우 의왕시 23.63%, 시흥시 22.00%, 안산시 20.20%, 안양 동안구 19.07% 순으로, 인천은 연수구 18.60%·서구 12.97% 등 GTX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많이 올랐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