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수돗물 단수에 늑장·부실 대응…시민 비난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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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해도 흙탕물·녹물 발생…이재수 시장 공식 사과
일부 나흘째 단수 시민 '피난민 처지' 분통 쏟아내
강원 춘천시가 사상 초유의 수돗물 대란에 늑장 대응과 부실한 조치로 시민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12일 춘천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2시부터 물을 공급하는 소양취수장 펌프 밸브 파손으로 단계적으로 단수돼 긴급 복구를 거쳐 9시간여 만에 재개됐지만, 탁수 발생과 함께 일부 원거리 지역에 물 공급이 늦어지고 있다.
남산면 6개 마을을 비롯해 서면 2개 마을, 남면 4개 마을 등 일부 지역은 나흘째인 이날까지 수돗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시민들은 춘천시가 늑장 대응에 부실한 조치로 화를 키웠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춘천시 파손에 '단수조치' 부실대응 논란…원인은 오리무중
춘천시가 소양취수장 밸브 파손을 확인한 것은 지난 9일 오전 11시 30분께다.
상하수도사업본부는 "취수장에서 물이 엄청나게 솟구치는 것을 확인, 조처를 하려고 했지만, 수압이 워낙 세서 인력으로 한계가 있었다"며 "(단수가 되면) 워낙 사안이 크다 보니까 대책을 논의하면서 오후 1시 50분께 시청 재난과에 알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수돗물 공급 중단 조치에 들어가기로 하면서 단수 시작을 알리는 문자를 당일(9일) 오후 2시 25분께 보내 시민들이 제때 대처할 수 없게 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당일(9일) 9시간이 지나 복구를 마쳤지만, 고지대와 외곽 마을에는 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고, 일부 도심과 외곽 마을에 주말 동안 물이 나오지 않았다.
춘천시는 파손 원인을 아직 정확하게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관이나 밸브 등에 압력 증가에다 노후화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전문가 조사를 거쳐야 알 수 있다는 게 춘천시의 입장이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단수 기간 수도관에서 빠진 물을 완전히 보강하는 시간이 필요하며 거리에 따라 시차가 있고, 원거리일수록 더 늦어지고 있다"고 공식으로 사과했다.
이어 "학교, 병원 등 공공기관에는 생수를 최대한 공급하고,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책을 강도 높게 마련하고자 탁수 문제 해결을 위해 수질안정화위원회를 긴급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시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보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시 한번 사과드리며 최대한 빠른 정상화와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춘천시의원들은 이날 시청 브리핑룸 찾아 "개청이래 단수 사태는 처음인데 춘천시의 늑장 대응에 시민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며 "민원이 폭발하자 춘천시의 공식 블로그와 공식 페북에서 단수 사태 공지글을 오히려 삭제하는 등 시 홈페이지에서도 어떤 설명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오히려 물을 아껴 쓰라는 문자는 시민들에게 책임을 떠맡기는 꼴이 되었다"며 "이들은 사태에 대한 원인분석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은 점과 실시간으로 시민들께 상황을 보고하지 않은 등 행정의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 흙탕물·초록색 물 '콸콸' 불만 폭주…학교 급식도 차질
물이 공급되더라도 흙탕물과 녹물 발생이 지속해 시민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춘천시는 빈 수도관을 채워서 물을 내보낼 경우 관 내부에 부착된 침전 입자가 부상해 탁수 문제가 일어난다고 밝힌 상태다.
시내 학교 6곳의 학생 급식에 차질이 발생해 퇴계초·중학교와 가정중, 후평중 등 4개 학교는 급식을 제공하지 못했고, 유봉여중과 남춘천중은 정상 급식 대신 대체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시민들은 SNS와 커뮤니티 등을 통해 "단수 알림 문자가 너무 늦었고, 물이 나와도 곳곳에서 녹물이나 흙탕물이 나왔는데 물 사용을 자제하라는 춘천시의 안내만 계속 이어졌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 춘천시에 전화해도 연결이 되지 않은데다 수도꼭지에서 누런 녹물이 나오거나 소독약 냄새가 강하게 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실제로 샤워 꼭지에 새 염소필터를 장착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필터 색깔이 누렇게 변했거나 파란색을 띤 물에 소독약 냄새가 진동한다 등의 제보도 끊이지 않았다.
일부 고지대에 사는 시민들은 생수가 동이나 깨끗한 물을 구하기 위해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다.
시청은 각 지역 면사무소를 통해 생수와 급수차를 지원하고 있지만,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인 날씨에 주민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말 동안 장사를 하지 못한 상인들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에 상인들 피해가 큰 상황에 갑작스러운 단수로 입은 영업피해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오모(55)씨는 "재난문자가 늦게 떠 미리 물을 담아놓지도 못해 주말 동안 초복 장사를 망쳤다"며 "재료 준비도 못 하고 긴급 지원해주는 물도 한계가 있어 피해가 막심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춘천시는 물이 나오지 않은 일부 마을은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
일부 나흘째 단수 시민 '피난민 처지' 분통 쏟아내
강원 춘천시가 사상 초유의 수돗물 대란에 늑장 대응과 부실한 조치로 시민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12일 춘천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2시부터 물을 공급하는 소양취수장 펌프 밸브 파손으로 단계적으로 단수돼 긴급 복구를 거쳐 9시간여 만에 재개됐지만, 탁수 발생과 함께 일부 원거리 지역에 물 공급이 늦어지고 있다.
남산면 6개 마을을 비롯해 서면 2개 마을, 남면 4개 마을 등 일부 지역은 나흘째인 이날까지 수돗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시민들은 춘천시가 늑장 대응에 부실한 조치로 화를 키웠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춘천시 파손에 '단수조치' 부실대응 논란…원인은 오리무중
춘천시가 소양취수장 밸브 파손을 확인한 것은 지난 9일 오전 11시 30분께다.
상하수도사업본부는 "취수장에서 물이 엄청나게 솟구치는 것을 확인, 조처를 하려고 했지만, 수압이 워낙 세서 인력으로 한계가 있었다"며 "(단수가 되면) 워낙 사안이 크다 보니까 대책을 논의하면서 오후 1시 50분께 시청 재난과에 알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수돗물 공급 중단 조치에 들어가기로 하면서 단수 시작을 알리는 문자를 당일(9일) 오후 2시 25분께 보내 시민들이 제때 대처할 수 없게 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당일(9일) 9시간이 지나 복구를 마쳤지만, 고지대와 외곽 마을에는 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고, 일부 도심과 외곽 마을에 주말 동안 물이 나오지 않았다.
춘천시는 파손 원인을 아직 정확하게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관이나 밸브 등에 압력 증가에다 노후화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전문가 조사를 거쳐야 알 수 있다는 게 춘천시의 입장이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단수 기간 수도관에서 빠진 물을 완전히 보강하는 시간이 필요하며 거리에 따라 시차가 있고, 원거리일수록 더 늦어지고 있다"고 공식으로 사과했다.
이어 "학교, 병원 등 공공기관에는 생수를 최대한 공급하고,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책을 강도 높게 마련하고자 탁수 문제 해결을 위해 수질안정화위원회를 긴급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시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보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시 한번 사과드리며 최대한 빠른 정상화와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춘천시의원들은 이날 시청 브리핑룸 찾아 "개청이래 단수 사태는 처음인데 춘천시의 늑장 대응에 시민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며 "민원이 폭발하자 춘천시의 공식 블로그와 공식 페북에서 단수 사태 공지글을 오히려 삭제하는 등 시 홈페이지에서도 어떤 설명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오히려 물을 아껴 쓰라는 문자는 시민들에게 책임을 떠맡기는 꼴이 되었다"며 "이들은 사태에 대한 원인분석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은 점과 실시간으로 시민들께 상황을 보고하지 않은 등 행정의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 흙탕물·초록색 물 '콸콸' 불만 폭주…학교 급식도 차질
물이 공급되더라도 흙탕물과 녹물 발생이 지속해 시민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춘천시는 빈 수도관을 채워서 물을 내보낼 경우 관 내부에 부착된 침전 입자가 부상해 탁수 문제가 일어난다고 밝힌 상태다.
시내 학교 6곳의 학생 급식에 차질이 발생해 퇴계초·중학교와 가정중, 후평중 등 4개 학교는 급식을 제공하지 못했고, 유봉여중과 남춘천중은 정상 급식 대신 대체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시민들은 SNS와 커뮤니티 등을 통해 "단수 알림 문자가 너무 늦었고, 물이 나와도 곳곳에서 녹물이나 흙탕물이 나왔는데 물 사용을 자제하라는 춘천시의 안내만 계속 이어졌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 춘천시에 전화해도 연결이 되지 않은데다 수도꼭지에서 누런 녹물이 나오거나 소독약 냄새가 강하게 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실제로 샤워 꼭지에 새 염소필터를 장착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필터 색깔이 누렇게 변했거나 파란색을 띤 물에 소독약 냄새가 진동한다 등의 제보도 끊이지 않았다.
일부 고지대에 사는 시민들은 생수가 동이나 깨끗한 물을 구하기 위해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다.
시청은 각 지역 면사무소를 통해 생수와 급수차를 지원하고 있지만,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인 날씨에 주민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말 동안 장사를 하지 못한 상인들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에 상인들 피해가 큰 상황에 갑작스러운 단수로 입은 영업피해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오모(55)씨는 "재난문자가 늦게 떠 미리 물을 담아놓지도 못해 주말 동안 초복 장사를 망쳤다"며 "재료 준비도 못 하고 긴급 지원해주는 물도 한계가 있어 피해가 막심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춘천시는 물이 나오지 않은 일부 마을은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