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공정·상식 세울 것"…이낙연 "빅5 국가 도약"

막 오른 대선…예비후보 등록

정세균·유승민도 등록 마쳐
이재명은 일단 지사직 유지
'외교통' 박진, 오늘 출사표

코로나 대유행으로 일정 차질
원희룡, 방역 위해 출마 미뤄
< 대선후보 등록창구 첫날부터 ‘북적’ > 20대 대통령 선거 출마자 대리인들이 12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접수처에서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이날 시작된 대선 예비후보 등록은 내년 2월 11일까지 진행된다. 국회사진기자단
여야 대권 주자들이 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등록 첫날인 12일 대거 후보 등록을 마쳤다. 내년 3월 선거까지 약 8개월 동안의 ‘대권 레이스’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윤석열, 첫 테이프 끊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차기 대선 출마자를 대상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받았다. 여권에서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범야권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등이 후보 등록을 끝냈다.예비후보 등록 첫 테이프는 윤 전 총장이 끊었다. 윤 전 총장 선거캠프를 총괄하고 있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은 윤 전 총장을 대신해 경기 과천에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윤 전 총장은 예비후보 등록 직후 “공정과 상식이 바로 선 대한민국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고 입장문을 내놨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예비후보 등록에 대해 강력한 대선 참여 의지를 밝힌 것과 동시에 정치자금 모금 등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후원금 모금을 비롯해 선거사무소 설치 및 명함 배부, 문자 메시지 전송 등이 가능해진다. 윤 전 총장 측은 “후원회 결성에 앞서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인사를 후원회장으로 영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 예비후보는 후원회를 통해 선거비용 제한액(513억900만원)의 5%인 25억6545만원을 모금할 수 있다.

이재명은 당 본경선 후보 등록

민주당에서는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가 이날 오후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2라운드를 앞두고 선점 효과를 누리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국정 경험에 바탕한 유능함으로 세계 빅5의 선도국가 기틀을 반드시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지난 11일 1차 경선을 통해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를 비롯해 이재명 경기지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용진 의원, 김두관 의원 등 6명의 본경선 진출자를 최종 확정했다.여권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지사는 지사직 유지를 위해 선관위 예비후보 등록은 일단 뒤로 미뤘다. 현직 지방자치단체장 등 공무원이 선관위에 예비후보로 등록하려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 지사는 이날 예비후보등록 대신 민주당 본경선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 지사의 후보 등록을 대리한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이 지사는 오는 9월 5일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 발표 때 과반수 득표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대선 후보 중에서는 유 전 의원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였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예비등록을 마친 뒤 SNS에 “반드시 야권 단일후보가 돼 국민의 선택을 받아 정권을 교체하고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유능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글을 썼다. 예비후보 등록 첫날 유 전 의원을 포함해 총 7명이 등록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도 조만간 예비후보 등록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야권 대선 후보로 꼽히는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19일 저서인 《대한민국 금기 깨기》를 펴낸 뒤 대선 행보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내에서 ‘외교통’으로 꼽히는 박진 의원도 13일 대선 출정식을 연다.

코로나에 꼬인 여야 후보 일정

차기 대권 경쟁의 막이 올랐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여야 대선 후보자들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윤 전 총장은 ‘윤석열이 듣습니다’라는 타이틀로 지역을 방문하는 민생행보를 전면 중단했다. 윤 전 총장은 민생투어 1탄 ‘탈(脫)원전’과 2탄 ‘스타트업 규제 철폐’에 이어 3탄으로 문재인 정부 최대 실정으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 비판을 통해 반문(반문재인) 연대를 확대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선거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전날 지사직 조기 사퇴 이후 예비후보 등록을 하려고 했지만 확산일로인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일정을 연기했다.

여권 대선 후보들도 코로나19 확산에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이 지사의 공식 선거캠프인 ‘열린캠프’는 11일 온라인 화상회의를 여는 등 비대면 활동으로 전환했다. 이 전 대표 캠프도 10일 신복지부천포럼 발족식과 이날 열기로 했던 경남 선거대책본부 발족식 등을 잇따라 취소했다. 추 전 장관은 오는 14일 광주에서 진행하려던 ‘광주선언’과 북콘서트 일정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동훈/오형주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