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노렸나"…'9월 모평' 졸업생 응시자 3만명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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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평' 졸업생 응시자 7만8060명→10만9192명정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 응시자에 대해 코로나19 백신을 우선 접종하기로 한 가운데 졸업생 지원자가 약 3만명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만 1만여명 증가
8월 중 백신 우선 접종 방침에 허수지원 몰려
12일 교육부의 ‘2022학년도 9월 모의평가 지원 현황’에 따르면 오는 9월 1일 시행되는 수능 모의평가 신청자 중에서 고등학교 재학생 외 수험생이 10만9192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9월 모의평가 지원자 수 7만8060명보다 약 3만여명 늘어난 수다. 재학생 지원자 수는 올해 40만8042명으로 지난해 40만9287명보다 오히려 줄었다. 총 지원자는 51만7234명으로 집계됐다.이는 9월 모의평가에 응시하는 일반인 수험생에게도 8월 중 화이자 백신을 우선 접종하겠다는 정부 발표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교육부는 온라인 응시자에 대해서도 백신 우선 접종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
실제로 9월 모의평가 접수가 시작된 지난달 28일 종로학원의 9월 모의평가 접수자 중 25세 이상은 49.7%로 20세 이상~25세 미만(46.2%)보다 많았다. 40세 이상도 1.9%를 차지했다. 2년 전 9월 모의평가 때는 20세 이상~25세 미만이 73.6%, 25세 이상이 22.6%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부 대학의 수능위주전형 확대 등 입시환경 변화로 대입 재도전 수요가 늘었다”면서도 “백신접종을 위한 9월 모의평가 신청 유인 증가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교육부 “수험생 모두에게 시험장 응시 기회 보장”
교육계에서는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백신접종이 주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약대 정시 확대 등의 이슈가 있었어도 3만명까지 늘어날 정도는 아니라 백신접종이 주된 원인이라고 봐야 한다”며 “허수 지원자들은 아예 시험을 보지 않는 것이 진짜 수험생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응시자가 많은 서울의 경우 추가 시험장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모의평가에 응시하는 졸업생이 4000명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1만명 이상 늘어난 1만4000여명 정도”며 “전면 등교로 인해 학교에서 받을 수 있는 수험생 수는 이미 포화 상태”라고 전했다.
교육부는 백신 우선 접종을 노린 ‘허수 지원’이 늘더라도 실제 수험생에겐 전부 응시 기회를 부여할 방침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수용인원을 초과한 접수분 중 1500여명은 시험장 응시 희망자였으며, 나머지 1700명은 온라인 응시 희망자였다. 교육부는 시험장 응시를 원하는 수험생을 위해 시험장을 추가 마련, 이달 중 안내할 계획이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