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일주일 동안 6번의 코로나 검사…도쿄올림픽은 생존 올림픽

해외 입국자, 혹독한 격리 생활…편의점 도시락은 15분 안에 사와야
채식주의자·이슬람권 관계자들에겐 더 열악한 환경
일주일 동안 6번. 일본을 방문하는 도쿄올림픽 관계자들이 받아야 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횟수다.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해외에서 유입하는 코로나19를 원천 봉쇄한다며 엄격한 방역 수칙을 입국자들에게 요구한다.

한국 취재진도 이를 따라야 한다.

출국 3일 전과 이틀 전 국내 종합병원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두 차례 받은 연합뉴스 취재진은 11일 일본 도착 직후 공항에서 다시 한번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취재진은 세 차례나 음성 판정을 받았는데도 자가격리 첫날인 12일, 어김없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일본 도쿄 시내 한 호텔에 묵는 연합뉴스 취재진은 이날 오후 5시경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직원이 가지고 온 간이 코로나19 튜브 3개와 설명서를 수령했다.

조직위 직원은 "올림픽을 취재하기 위해 일본에 방문한 모든 외국 취재진은 3일간 격리 생활을 하면서 매일 튜브에 일정량의 침을 뱉어 제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6일 동안 총 6차례나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는 점에서 일본 보건 당국이 얼마나 철저하게 방문객들의 상태를 확인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모든 관계자는 매일 일본 코로나19 방역 대책 스마트폰 앱 '옷차'(OCHA) 애플리케이션에 건강 상태를 기재해야 하고,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는 서약을 해야 한다.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따른다.

3일간 해야 하는 격리 생활은 엄격하게 이뤄진다.

호텔 로비엔 격리자들을 감시하는 보안요원 두 명이 지키고 있어서 허가 없이 외출할 수 없다.

격리 생활에서 가장 힘든 점은 끼니 해결이다.

조식은 호텔에서 뷔페식으로 제공하는데, 음식을 싸서 각자 방으로 돌아가 식사한다.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중식과 저녁이다.

조직위는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구매해 식사하는 것을 권유한다.

단, 도시락 구매를 위해 허용하는 외출 시간은 단 15분이다.

15분을 넘길 경우 조직위로부터 경고를 받게 되고, 심할 경우 강제 추방당할 수 있다.

편의점이 호텔에서 멀리 떨어져 있거나 구매하는데 시간이 지체되면 문제가 생긴다.

이날 몇몇 취재진은 뛰어서 도시락을 구매해오기도 했다.

밥 한 끼 먹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격리 생활의 질은 정보 통신 기기 사용 능력에 따라 갈리기도 한다.

스마트폰 활용 능력이 뛰어난 한 취재진은 현지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그럴싸한 배달 음식을 시켜 먹었다.

그나마 편의점 도시락이 익숙하고 비교적 배달 애플리케이션 사용이 능숙한 한국 취재진은 격리 생활이 나은 편이다.

반면 일본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는 서양 관계자들은 곤혹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특히 채식주의자나 할랄 음식을 먹어야 하는 무슬림 관계자들의 여건은 열악하다.

편의점에선 이들을 위한 음식을 쉽게 찾을 수 없다.

배달 음식도 마찬가지다.다행히 지금까지 불상사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