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3위 전쟁' 기세의 카카오 vs 긴호흡 네이버…누가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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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플랫폼 사업 분사·IPO 등 모멘텀 많아카카오와 네이버의 코스피 시가총액 3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곧 발표될 2분기 실적이 향후 플랫폼 주도권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카카오는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로, 네이버는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미래산업에 힘을 쏟고 있다. 양사의 전략적 차별화 포인트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카카오 마진 개선 속도 주목해야"
"장기적으로 네이버가 더 크게 성장할 수도"
네이버 '꾸준한' 성장…카카오는 '폭발적인' 성장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추정한 카카오와 네이버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13.78%, 13.61%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카카오는 2분기 매출 및 영업익이 1조3496억원과 1796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 대비 7.19%, 13.78% 뛰었을 것으로 봤다. 네이버는 2분기 매출 1조6103억원, 영업익 3268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각각 7.05%, 13.6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양사의 직전 분기 대비 성장률은 비슷하지만 증권가는 '추세'에 주목했다. 카카오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63%, 83.64%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네이버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26.19%, 6.06%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보면 카카오의 매출 성장률과 영업익 증가폭이 네이버를 훨씬 웃돈다.지난해 2분기 카카오와 네이버의 매출 차이는 3231억원이었지만 올해는 2607억원으로 19% 줄었다. 2103억원에 달했던 영업익 차이도 1472억원으로 30%나 감소했다.
"카카오 시총 3위? 시간 문제였을뿐 이미 예정돼"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폭발적 성장 비결로 카카오톡 기반의 광고와 쇼핑사업을 꼽는다. 카카오톡 채팅방 상단에 뜨는 배너광고 '카카오비즈보드'의 단가가 꾸준히 상승하는 가운데 카카오톡채널·스토어 등 부가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하는 사업자가 늘고 있다. 카카오커머스 역시 기업용 선물 플랫폼을 선보이는 등 서비스 확대로 성장 중이다.광고·쇼핑 부문은 하반기에도 성장이 예상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단순 메신저가 아닌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카카오톡 채널 내 온라인 상점 '카카오점(店)' 서비스 본격화도 같은 맥락이다. 여성 의류 쇼핑몰 '지그재그' 인수 및 카카오커머스 100% 흡수합병으로 쇼핑사업 시너지도 노린다..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시총 3위에 오른 건 시간 문제였을 뿐, 예정됐던 일"이라며 "산업구조 변화에 의한 시총 역전 현상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추가 시총 순위 상승도 생각보다 빠르게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는 인건비·마케팅비 등 비용이 늘고 있음에도 마진이 개선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최근 1년간 카카오의 매출 증가율은 분기 평균 40.3%를 기록한 반면 영업익은 103%나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10% 초반대 영업이익률이 올해 16.1%까지 올라갈 것이란 예상도 뒤따랐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올 2분기 카카오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대폭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플랫폼 사업에 대한 분사와 기업공개(IPO), 막강한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한참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점쳤다.
"네이버 중장기 잠재성 과소평가"
네이버는 광고·쇼핑 부문이 호조를 보였지만 인건비와 마케팅비 증가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네이버는 지난 1분기 영업비용이 40.3% 증가하면서 전체 영업익이 1% 뒷걸음질 친 바 있다. 핀테크·콘텐츠 등 신사업 부문 마케팅비가 증가했고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등 주식보상부담비용도 급증한 탓이다.네이버의 잠재성이 카카오에 비해 덜 부각돼 과소평가됐다는 의견도 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산업은행이 참여하는 토스 유상증자 기업가치 8조2000억원, 카카오페이 9조8000억~12조8000억원의 가치 형성 시 카카오페이보다 결제액이 2.5배 많은 네이버페이 가치는 24조5000억~32조원에 이를 수 있다"면서 "현재 네이버 주가에 많이 반영되지 못했다" 짚었다.그는 "이 밖에도 쿠팡보다 거래액이 4배나 많은 네이버쇼핑 가치도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하반기 네이버웹툰과 네이버Z의 실적 개선 등으로 영업이익률 개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성종화 연구원은 "커머스는 카카오 대비 네이버가 우위를 점했고 메타버스(제페토) 플랫폼은 네이버만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마트와의 제휴 시너지, 라인 야후재팬 경영통합 이슈 등 몇 가지 사업적 측면 성과를 보여주거나 IPO 관련 언급, 인터넷전문은행 참여 의사 피력 같은 플랫폼 사업 가치를 어필한다면 더 강한 모멘텀이 형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현재 트렌드를 잘 파악해 M&A와 IPO 등으로 시장에 기대감을 줬다"며 "장기적으로는 네이버의 행보가 훨씬 더 폭발적일 수 있다. 메타버스부터 반도체 AI까지, 다루는 사업 자체가 현재보다 미래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