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코로나 치료병원 또 산소탱크 폭발 화재…"50명 사망"(종합2보)

전기 합선 발화 추정…총리, 병원 관계자 등 체포 지시
3개월 전 바그다드 유사 화재로 82명 사망…사흘간 애도기간
이라크 남부의 코로나19 치료 병원에서 산소탱크 폭발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50명 넘게 숨졌다. 13일(현지시간) 국영 INA 통신과 외신에 따르면 전날 밤 남부 드히콰르주 나시리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치료 병원에서 큰 불이 났다.

병원 관계자는 "폭발과 함께 화염이 치솟았다.

시커먼 연기가 건물에서 뿜어져 나와 구조대 진입이 어려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불이 난 이맘 알후세인 병원은 3개월 전 문을 열고 70개 병상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치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 보건부의 하이다르 알자밀리 대변인은 화재 진압 뒤 취재진에게 "52구의 시신이 수습됐고, 22명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사망자 대부분은 화상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알자밀리 대변인은 "사망자 수색은 계속되고 있으며 건물 안에 여전히 사람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경찰은 초동 조사에서 화재 원인으로 병원 내 산소탱크 폭발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현지 의료 관계자도 AFP 통신에 "이번 화재의 주요 원인은 산소탱크 폭발"이라고 말했다.

한 관리는 AP 통신에 "합선으로 발화돼 산소탱크 폭발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 방송 알수마리아는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총리가 긴급 대응 회의를 열고 사고 책임자를 체포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병원장과 주 보건부 장관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드히콰르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부상자 치료를 위해 휴직 중인 의료진을 긴급 소집했다.

또 화재 발생일로부터 사흘간을 특별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이라크 코로나19 치료 병원에 불이 나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수도 바그다드의 한 병원에서 산소 용기 폭발로 인한 불이 나 최소 82명이 숨지고 110명이 다쳤다.

이 화재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고, 결국 당시 보건부 장관이 사임했다.

이라크 병원 내에 만연한 허술한 안전관리 등의 실태가 연이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AP통신은 논평했다.

이라크 의료체계는 수십 년간 전쟁과 제재에 심하게 망가진 상태다. 코로나19에도 심하게 타격받았는데 12일까지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144만여명과 1만7천500명여에 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