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바이오 기업] 항체 의약품 이어 백신 CDMO 세계 1위 노리는 우시바이오로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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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우시바이오로직스는 중국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다. CDMO는 의약품 개발을 위한 후보물질 탐색, 세포주 및 공정 개발, 임상 시료 생산, 상업화 생산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우시바이오는 항체 바이오의약품 신약 개발에 대한 CDMO 서비스를 주로 제공하고 있다.
2020년 현재 우시바이오로직스의 매출액은 약 56억 위안(약 9800억 원)이다. 진행 중인 전체 CDMO 프로젝트는 전체 334개에 달한다. 프로젝트 수 기준으로 세계 1위다. 전임상 프로젝트가 169건으로 절반 이상이다. 임상 1상과 2상 135건, 임상 3상 28건이다. 지역별로 구분해보면 전체 매출액의 44%가 북미에서 나온다. 중국 역시 44%, 유럽은 8% 수준이다. 자국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세계 1위 CDMO의 잠재력
글로벌 CDMO 시장은 연평균 12%씩 성장하는 산업이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그 성장률조차 뛰어넘는다. 연간 매출액 성장세는 40~50% 수준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프로젝트 수가 꾸준히 느는 데다 단가 역시 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 개발 회사는 꾸준히 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후 이런 추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이들은 CDMO 업체를 활용하면서 개발에 속도를 내고 비용을 절감한다. 자신들이 직접 만들거나 대량 생산하기 어려운 항체를 전문업체에 맞기는 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수탁생산(CMO)과 임상시험 대행(CRO), 의약품 개발·제조 즉 CDMO는 조금씩 다르다. CDMO는 세포주 개발 등 임상을 위한 모든 과정을 수탁 개발·생산하는 분야다. CRO는 새 물질 개발부터 비임상·임상시험, 연구개발 컨설팅, 허가 대관 업무 등을 대신하는 사업이다. CMO는 말 그대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그대로 생산해주는 분야다. 특히 중국은 바이오의약품 개발 수요가 많아 CDMO 시장도 활발하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중국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프로젝트 수 역시 계속 늘고 있다. 2016년 103건이었던 전체 프로젝트는 작년 말 334건으로 세 배 이상 늘었다.
CDMO 특성상 임상 단계가 올라가면 단가가 상승한다. 전임상 단계 프로젝트 평균 단가는 약 500만 달러인 데 비해 임상 3상의 프로젝트 평균 단가는 약 3500만 달러로 7배 정도 높다. 작년 말 우시바이오로직스의 전임상 프로젝트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 프로젝트들의 임상 개발이 진전되고, 상업화될수록 향후 평균 단가가 계속해서 높아질 수 있는 구조다. 한번 CDMO를 맡기면 웬만해선 상업화 전까지 CDMO 회사를 교체하지 않는다.
뛰어난 원천기술 경쟁력은?
우시바이오로직스의 CDMO 경쟁력은 이 회사만의 독특한 ‘셀라인 플랫폼’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일회용 바이오 배양기(리액터)를 주로 사용한다. 일반적인 CDMO 회사들은 세척을 통해 여러 번 사용하는 스테인리스 바이오 리액터를 사용한다. 일회용 바이오 리액터의 경우 투자금은 30~50% 더 적게 들고 12~18개월 더 빨리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이 회사의 이중항체 플랫폼 역시 경쟁력이 있다. 두 개의 항체를 쓰는 과정에서 이를 잘 연결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수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또 경쟁사 대비 6~18개월가량 개발이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 원가도 낮은 편이다.
또 약물항체결합(ADC) 플랫폼 역시 뛰어나다. ADC는 약물과 공격할 항원(질병 단백질)을 겨냥하는 항체를 연결해주는 기술이다. 중국에서 여러 기술에 대한 후보물질 탐색과 개발, 생산을 함께 할 수 있는 CDMO 업체는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유일하다. 우시바이오로직스의 경쟁 상대는 론자와 베링거인겔하임,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있다.
국내 투자자들 중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우시바이오로직스를 현재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회사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시바이로직스는 현재 대다수의 프로젝트들이 개발 단계에 있는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대다수의 프로젝트들이 상업화된 약품들이다.생산능력 기준에선 우시바이오로직스가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 말 현재 5만4000L에서 2024년까지 43만L로 확장할 예정이다. 세계 2위 수준이다. 바이오의약품은 한 번에 20일 정도 걸리는 세포 배양 과정에 사용하는 리액터 용량을 기준으로 생산량을 계산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량이 36만4000L다.
다만 내년 말 인천 송도 4공장이 완공되면 리액터 용량은 62만L로 늘어난다. 베링거인겔하임(30만L)과 스위스 론자(29만L)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45만L로, 론자는 30만L로 확장할 계획이다.
백신 사업까지 확장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중국 CDMO를 넘어서 해외 지역에 신규 생산시설을 짓거나 인수하고 있다. 아일랜드에 5만4000L, 미국에 2만2000L, 독일에 1만5000L 규모로 생산시설을 확장하고 있다. 임상시험용뿐만 아니라 상업용 생산도 할 수 있는 규모다.
우시바이오로직스의 신규 비즈니스는 백신 CDMO다. 이 회사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의 원액과 완제 생산이 가능하다. mRNA 백신 사업도 확장할 계획이다. mRNA를 보자기처럼 감싸 세포 안으로 전달해주는 지질나노입자(LNP) 기술도 개발 중이다.백신사업 부문은 작년부터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한 글로벌 제약사와 총액 30억 달러의 백신 CDMO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해외 백신 고객 4곳 중 3곳은 빅파마 혹은 백신 생산 업체다. 항체 CDMO 기반에서 백신 CDMO가 추가로 확장된다면 향후 더욱 가파른 고성장과 장기 성장 스토리를 기대해볼 수 있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7월호에 실렸습니다.